지난해 1인 가구의 소비지출액 가운데 주거비 비중이 제일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달 소득이 100만원이 안 되는 저소득 가구는 월평균 110만원을 지출하는 적자 살림인 것으로 타나났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가계동향조사(지출부문)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전국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5만7천원이었다. 지출항목별 비중을 보면, 교통(14.4%), 식료품·비주류 음료(14.1%), 음식·숙박(13.9%), 주거·수도·광열(11.1%) 등의 차례로 높았다. 40대 가구주의 지출이 316만8천원으로 가장 많았고, 50대(295만8천원), 30대 이하(250만3천원), 60대 이상(181만1천원) 등의 차례였다. 소비지출은 가계지출에서 소득세와 같은 세금,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액수를 말한다.
가구원 수별로 보면, 가장 비중인 큰 1인 가구(28.5%)는 월평균 137만3천원을 쓰는데, 기초적인 생계비에 해당하는 주거·수도·광열비에 가장 많은 34만9천원(18.1%)을 지출했다. 전통적인 가구형태인 4인 가구(전체의 17.5%)의 경우, 월평균 지출이 379만7900원이며, 이 가운데 주거·수도·광열비 비중은 8.7%였다. 반면, 4인 가구는 교육비 비중이 11.9%로 상대적으로 컸다.
1인가구 가운데 34살 이하 청년가구의 월평균 지출규모(160만8천원)는 65살 이상 노인가구(78만7천원)에 견줘 두 배 가량 높았다. 청년가구는 음식·숙박비(20.4%), 주거·수도·광열비(18.3%), 교통비(14.3%) 순으로 돈을 많이 썼다. 반면 노인가구는 식료품비(27.4%), 주거·수도·광열비(22.8%), 보건비(13.4%)에 주로 지출했다.
소득뿐 아니라 소비지출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월소득이 100만원을 밑도는 최하위 가구(전체 가구의 18.2%)는 월 110만7천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워낙 소득이 작다보니 적자 살림이 불가피했다는 얘기다. 지출 항목별로는, 식료품비가 23만2천원(20.9%)으로 가장 높은 비중이었고, 주거·수도·광열비(19.3%), 보건비(10.7%), 음식·숙박비(10.6%)가 뒤를 이었다. 평균 나이가 61.2살로 많다보니 의료비 지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은 “월평균 경상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가계가 110만원 이상 소비지출을 했다면 적자 살림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는 평균치여서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전체 가구가 적자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견줘 월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전체 가구의 18.3%·월평균 441만8200원 지출)는 자동차 구입비 등을 포함한 교통비(16.7%)에 씀씀이가 컸다.
가구 유형별로 보면 미성년 자녀와 함께 사는 부부가구(371만6천원)가 자녀가 없는 가구에 견줘 월 141만원을 더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와 함께 사는 부부가구는 아이 교육비에만 월평균 47만원을 썼다. 어머니 또는 아버지가 홀로 미성년 자녀를 데리고 사는 ‘한부모 가정’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219만원으로 부부가구보다 더 낮았다.
이번 조사는 가계동향 조사를 개편한 뒤 처음 시행된 것이어서, 전년 비교 등 추이를 알기는 어렵다. 통계청은 2016년까지 약 8700가구를 가계부 기입 방식으로 조사해왔지만, 지난해부터 표본 규모를 1만2천가구로 늘리고 조사 방식도 가계부와 조사표를 혼합한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