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국 AT&T에 공급한 대화면 스마트폰 ‘V35’. LG전자 제공
엘지(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G7 씽큐’를 출시한 지 한 달도 안돼, 미국 시장에 옛 모델을 변형한 스마트폰 ‘V35 씽큐’를 내놓는다. 올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G7의 판매감소 효과를 무릅쓴 이례적 출시라는 반응이 나온다.
31일 엘지전자는 “미국 시장에 새 대화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V35 씽큐를 출시하기로 했다. 미국 이통사 AT&T를 통해 단독 출시하고, 6월1일부터 사전 예약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엘지전자는 올 3월 V30을 업그레이드한 ‘V30S’를 출시한데 이어 두 달 만에 두번째 변형 모델을 이번에 내놓는 것이다. V35는 지난해 9월 출시된 V30의 외관에, 이달 초 출시된 G7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을 장착한 변형 모델이다. 외형은 얇고 가벼운 V30 플랫폼을 그대로 가져가되, G7과 마찬가지로 모바일 프로세서 버전을 올리고, 전면 카메라와 메모리(램과 롬), 인공지능(AI) 기능 등을 강화했다.
엘지전자는 “고객사인 AT&T가 ‘제품 라인업을 바꿔달라’고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2위 이통사인 에이티엔티는 G7 대신 V35를 팔게 된다. G7은 미국 시장에 6월1일부터 출시된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V35는 지난해부터 준비해왔고, 고객사의 요청에 의해 미국 시장에 좀 이르게 출시하는 것”이라며 “G7과 V35를 쌍끌이 출시해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맞춰 나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미국 4대 통신사 중 한 곳에 불과하지만, 에이티앤티가 상반기 전략 프리미엄폰인 G7 대신 다른 모델을 선택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G7이 미국 시장에 출시되기도 전에 외면받은 꼴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지 폰아레나는 “에이티엔티가 자사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인 ‘다이렉트TV 나우’를 밀기 위해 G7을 배제하고 V35를 선택했다. 에이티엔티는 노치형 디스플레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에이티엔티가 엘시디(LCD) 디스플레이를 가진 G7 대신 오엘이디(OLED) 디스플레이의 V35를 채택했다는 것이다.
안병도 정보기술 평론가는 “노치 디자인은 아이폰X에도 적용됐다”며 “미국 주요 통신사가 엘지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G7을 받지 않는 것은 좋지 않은 신호”라고 말했다. 북미 시장은 엘지전자가 스마트폰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점유율 3위를 하는 곳으로, 수년째 스마트폰 사업 적자 상태인 엘지전자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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