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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트럼프 ‘무역확장법 232조’…미국산 현대차도 사정권?

등록 2018-06-03 18:41수정 2018-06-03 19:15

수입산 자동차 국가안보영향 조사
미, 자국-외국계 브랜드 따로 분석
현지 생산분 포함땐 현대차 타격 커
업계 “미 상무부 조사 지켜볼수밖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미국 상무부가 수입산 자동차·부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국가안보영향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번 수입규제 조사가 수입산뿐 아니라 현대·기아차 등 미국 현지공장에서 생산된 물량까지 겨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자동차 232조’ 조사 개시가 당초에 일본·독일차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으나 현지공장 생산분까지 포함되면 현대·기아차가 입을 타격이 훨씬 커질 수 있다.

3일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오는 22일까지 자동차 232조 조사에 대한 이해관계자 의견서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상무부는 공지에서 미국 내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브랜드 중에서도 대주주가 미국계인 순수 자국 브랜드와 외국계 기업의 생산을 각각 따로 구분해 이 두 요인별로 고려할 경우 국가안보 영향 분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고 싶다고 명시했다. 미국 내에서 생산한 자동차라도 현지공장을 운영중인 한국·일본·독일계 자동차·부품 업체를 지엠(GM)·포드 등 미국 ‘빅3’ 브랜드와 다르게 접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통상 전문가들은 철강과 달리 자동차는 외국업체의 미국 현지생산 비중이 높기 때문에 단지 수입차만을 겨냥한 무역보복(추가 관세부과) 조처만으로 자국 업체를 충분히 보호하기 어렵다고 미 상무부가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한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미 상무부가 이번 조사에서 검토하려는 여러 (국가안보 영향) 조건들 가운데 미국 현지공장 생산물량 중에서 외국계 브랜드와 순수 자국 브랜드가 미치는 영향을 따로 분석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아직 조사 개시 초기 단계라서 이것이 현지공장에서 생산·판매되는 외국 브랜드 물량에 대해서도 (관세부과 이외의 다른 어떤 형태로든) 제재를 발동하겠다는 의도를 염두에 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 그래프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는 연간 1800만여대로, 이 가운데 수입차는 600만여대이고 현지 생산물량이 1200만여대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과 기아차 조지아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은 총 60여만대에 이른다. 애초 이번 자동차 232조가 우리 자동차보다는 일본·독일차를 겨냥하고 있으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돌파용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출됐으나, 미국 현지공장 물량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 현대·기아차도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서며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업계는 미국 현지공장 생산량이 많기 때문에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방어논리를 내세울 예정이었다. 하지만 향후 상무부가 ‘자국 우선주의’를 내걸며 우회적으로 현지공장 외국계 브랜드에도 수입규제를 발동할 논리적 근거를 마련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미 상무부는 지난 23일 “외국 자동차의 경우 국가안보 훼손뿐 아니라 미국 국민경제 위협·약화 여부도 영향 분석에 포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현지 생산물량에까지 생산·판매 측면의 제재가 발동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기아차 쪽은 “현지공장 물량도 규제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는 아직 ‘불안감’일뿐이고 실제로 어떤 액션이 나올지는 상무부의 조사동향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통상압박 공세를 통해 국외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유인해왔는데 현지공장을 가동 중인 외국 브랜드 생산물량에까지 자물쇠를 채우면 자충수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현실적 가능성을 놓고 신중한 태도를 보인 셈이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도 “자국 빅3가 멕시코에서 약 200만대를 생산해 미국시장에 팔고 있고 한국지엠도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데다 정작 미국 자동차업계도 232조를 오히려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라며 “그래서 미 상무부가 232조 발동 대상 분야를 놓고 복잡하고 종합적인 계산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역 파트너인 동맹국에도 ‘전혀 뜻밖의’ 무역보복 칼날을 휘둘러온 트럼프 통상당국이 미국에 이미 투자해온 외국 업체에도 칼날을 겨누며 세계 자동차업계를 ‘232조 대혼돈’에 빠뜨릴 것인지 지금으로선 분간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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