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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중국, 삼성전자·하이닉스·마이크론 짬짜미 조사 까닭은?

등록 2018-06-04 14:27수정 2018-06-05 10:01

세계 메모리 시장점유율 1~3위 조사 착수
메모리값 인하 압박·반도체 육성 시간벌기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대응 해석도
당장 영향 없을 듯…결론까지 1~2년 걸려

삼성전자 V낸드플래시.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V낸드플래시. 삼성전자 제공
중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세계 1~3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대한 짬짜미(담합) 조사에 사실상 착수했다. 메모리 가격 인하 압박용이라는 해석과 함께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시간 벌기’, 대미 무역전쟁의 연장선이라는 분석 등이 나온다.

중국 경제지 <21세기경제보도>와 홍콩 <밍바오> 등은 최근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 산하 반독점 조사관들이 베이징, 상하이, 선전에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사무실에 가 반독점 조사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각 회사 사무실에 수십명의 조사관들이 직접 출동해 각종 서류와 파일 등을 갖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아직 공표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짬짜미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 초부터 삼성전자 중국법인 관계자 등을 불러 ‘메모리 반도체 가격 인상 자제’를 요구해왔다.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짬짜미 조사를 검토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중국 정부의 메모리 짬짜미 조사 착수는 크게 세가지 이유로 분석된다. 먼저 가격 인하 압박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2년간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대부분을 수입해 쓰는 중국 정보통신(IT)기기 제조업체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시장을 장악한 회사의 해당 사업 영업이익률이 40~50%에 달하지만, 중국 정보통신기기 제조업체들은 10%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례로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점유율 3~6위권을 유지하지만 이익은 거의 내지 못하고 있다”며 “디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등이 너무 높다는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국외 업체 견제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2016년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며 10년간 1조위안(166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15% 수준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은 올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험 생산에 들어가고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압박해 시간 벌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무역분쟁에 따른 대응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이 중국 정보통신 업체 제트티이(ZTE)를 제재하면서 파산 직전까지 갔는데, 이에 대한 일종의 보복 조처라는 것이다. 실제 중국 정부는 지난달 미국 마이크론과의 면담에서 디램 가격 상승 및 반도체 장비 공급 제한 등에 대해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원 케이비(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반독점 조사는 이달 초 열리는 ‘3차 미중 무역 협상’ 결과에 따라 조사 강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이번 짬짜미 조사가 당장 이들 업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반도체 호황 흐름이 클라우드 서버 등 탄탄한 수요에 기반을 둔 것이어서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하이닉스는 공장을 꾸준히 100% 가동하고 있고 추가 생산을 위해 해마다 수조원의 투자를 하고 있다”며 “공급 조절을 통해 가격을 조절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삼성과 하이닉스는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 짬짜미 혐의가 적발돼 천억원대의 벌금을 냈었다”며 “당시의 교훈이 있어 지금은 짬짜미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짬짜미 조사에 나선 이상 순순히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사가 경제적 이유로만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걱정된다”며 “중국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담합 혐의가 있다고 결론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짬짜미 혐의 입증이 쉽지 않아, 짬짜미로 결론을 내더라도 최소 1~2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2002년 반도체 짬짜미 조사에 나서 2004년께 결론을 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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