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이 내년부터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올해는 종전 성장률 전망치인 3.1%를 유지했지만, 내년에는 3.0%, 내후년에는 2.9%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세계은행이 5일(현지시각) 발표한 ‘2018년 6월 세계경제 전망’을 보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1월에 발표한 것과 동일한 3.1%를 유지했다. 다만 선진국의 성장 둔화, 주요 원자재 수출국 회복세가 다소 약해지면서 앞으로 2년간 점진적으로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2019년에는 3.0%, 2020년에는 2.9%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가 최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8%로 제시하고, 내년에는 3.9%로 확대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과 대조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성장률을 3.8%로 전망한다.
세계은행은 또 선진국과 신흥국의 성장률이 각각 기존 전망치인 2.2%와 4.5%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2.7%로 0.2%포인트 올랐고, 중국이 6.5%로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세계경제의 하방 위험요인으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 금융시장 변동성과 개발도상국의 취약성, 정치적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꼽혔다.
세계은행은 장기적으로 글로벌 원자재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원자재 수출국의 성장세를 꺾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금융위기 이후로 빠르게 늘어난 기업부채로 금융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며, 금리 인상에 대한 신흥국의 취약성이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신흥국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충격에 대비한 여력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기술변화·무역 개방 등으로 잠재 성장률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선진국은 재정·통화·무역정책을 조율해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는데 힘쓰는 한편, 노동시장 참여·재정 지속가능성 확보 등 구조개혁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