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8일부터 한번 충전하면 1박2일 쓸 수 있는 실속형 스마트폰 ‘X5’를 출시한다. LG전자 제공
특정 이용자층을 겨냥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인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캠핑 등 야외활동이 많은 이들을 위한 스마트폰,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 중고생을 위한 스마트폰, 동영상 강좌에 특화된 스마트폰 등이 속속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자 ‘틈새 전략’으로 새로운 판로를 찾고 있는 것이다.
엘지(LG)전자는 7일 배터리 용량을 일반 스마트폰의 1.5배로 높인 새 저가 스마트폰 ‘X5’를 8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배터리 용량이 4500mAh로 국산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높고, 출고가는 36만원으로 ‘저가’인 게 특징이다. 화면이 5.5형(인치)으로 넓고, 카메라 기능도 뛰어나다. 전면 광각 카메라는 화각이 120도로 셀카봉 없이 7~8명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아웃 포커싱 기능도 적용됐다. 또 라디오 수신기가 장착돼 이어폰을 꽂으면 데이터 송수신 없이 라디오를 들을 수 있고, 디엠비(DMB) 방송도 시청할 수 있다. 고가 스마트폰에 적용되던 지문인식 센서와 간편결제 서비스 ‘엘지페이’도 있다.
엘지전자는 “한번 충전으로 1박2일 사용이 가능하고 라디오 기능도 있어 등산과 캠핑 등 야외활동 때 유용하다. 다만, 메모리 용량은 2GB, 저장공간은 32GB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못미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기능을 차단한 ‘공부의 신’ 스마트폰도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내부 장치를 조정해 데이터통신과 무선랜(와이파이) 기능을 쓸 수 없게 한 게 특징이다. 인터넷 연결은 물론 앱 설치도 안된다. 음성통화는 가능하고 영어사전·캘린더·카메라 사용과 음악 감상 등은 할 수 있다. 중국 중싱통신(ZTE)이 ‘공신폰’이란 이름으로 내놔 인기를 얻자,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인 ‘갤럭시와이드2’와 ‘X4’ 모델을 활용해 ‘공신폰2’와 ‘공신폰3’를 각각 출시했다.
지난해 국내 출시된 샤오미의 대형(6.4인치) 스마트폰 ‘미맥스2’는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배터리 용량이 5300mAh에 달해 18시간까지 동영상 연속 재생이 가능하다. 램은 4GB, 저장공간은 64·128GB이고, 스테레오 스피커 기능도 있다. 인터넷 동영상 강좌를 많이 수강하는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나 중고생 등이 아이패드·갤럭시탭 같은 태블릿피시 대용으로 많이 쓴다.
정보통신 업계 관계자는 “기존 스마트폰이 가격대를 기준으로 저가형, 중가형, 고가형 등으로 형성돼 있는 가운데 이용자 특성별로도 제품이 분화돼 가고 있다”며 “고가 프리미엄폰 중심에서 가성비 중심의 실속형 소비로 넘어가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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