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회복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는 판단을 7개월째 이어갔다.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섰다는 주장에 대해선 “현재 지표로 하강국면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8일 기획재정부는 6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을 발표하며 “설비투자나 소비가 일부 조정을 받았으나, 광공업 생산·건설투자가 증가로 전환되면서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으로 최근 경제상황을 평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7개월 연속 회복흐름이라는 단어를 그린북에 담은 것이다. 정부는 지난 4월 광공업 생산이 전월대비 3.4% 증가하고 건축공사실적(건설기성) 전월보다 4.4% 증가한 것을 회복흐름의 근거로 삼았다. 다만 앞으로 광공업생산과 건설투자에 대해 고광희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광공업 생산의 경우 5월에 다소 조정을 받겠지만 감소전환까지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보이고 건설투자가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될 흐름으로 전망되지만 급격한 위축이 이뤄질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상 최초로 3개월 연속(3월~5월) 500억불을 상회한 수출 실적도 긍정적인 경제상황 판단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4월 전월대비 1% 감소했던 소매판매의 경우, 소비관련 속보지표 등을 보면 5월에도 조정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그린북에서 집계한 소비관련 속보 지표를 보면, 카드 국내승인액은 전년동기보다 5.2% 증가해 4월(14.1%)보다 증가폭이 둔화된 모습이고, 국산승용차 내수판매량도 전년동기 대비 0.3%증가해 4월(1.9%)에 견줘 증가 수준이 낮았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 역시 전년동기에 견줘 60.9% 증가했던 4월보다는 증가폭이 축소된 44% 증가에 그쳤다. 날씨 요인 등으로 5월 할인점 매출액은 전년동기보다 3% 줄었다. 다만 소비자 심리지수는 107.9로 4월(107.1)보다는 다소 개선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4월 운송장비 투자 감소 영향으로 3.3% 감소한 설비투자 역시 전날 발표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동향을 보면 선행지표인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 등이 5월 10.4% 감소한 상황 등에 비춰보면 둔화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주장과 관련해 고광희 과장은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 하락 탓에 경기 하강국면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들 지수는 단기적 등락을 거듭하는 지수이고 절대 수치로 100을 상회하고 있는 한편, 통상 경기사이클 판단 기준인 6개월 이상 하강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은 아닌만큼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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