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송영중 상임부회장-사무국 대립은 왜?

경총, 송 상임부회장 직무정지 전격 발표
조속한 시일 내 회장단회의에서 거취 결정
최저임금 국회논의 반대·재택근무 등 갈등
사무국, 손경식 회장과 갈등구도로 몰아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12일 송영중(사진) 상임부회장에 대해 직무정지 조처를 내렸다. 또 조속한 시일 내 회장단회의를 개최해 송 상임부회장의 거취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송영중 경총 상임부회장

경총은 이날 ‘송영중 상임부회장에 대한 경총 입장’ 자료를 통해 “경총은 최근 경제사회 각층의 우려와 관심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더 이상 경총의 명예와 신뢰를 떨어뜨리는 송 상임부회장의 태도를 묵과할 수 없다”면서 “현재 직무정지 상태에 있는 송 상임부회장의 거취에 대해 조속한 시일 내 회장단회의를 개최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총은 하루 전인 11일에도 ‘최근 사무국 내부 분란 보도에 대한 경총 입장’을 내고 “송 상임부회장에 대한 거취는 회원사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총이 이틀 연속 송 상임부회장의 거취에 대해 입장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경총 상임부회장의 선임은 회원사들이 참석하는 총회에서 결정하고, 면직·해임 규정은 정관에 없다.

송 상임부회장의 거취 논란은 최근 최저임금 산입범위의 국회 논의를 둘러싼 내부 이견, 경총 사무국 내 일부 임직원과의 갈등, 재택근무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은 이날 “송 상임부회장이 소신과 철학이라면서 경총의 방침에 역행하는 주장을 하지만, 이는 잘못된 일이고 부회장으로서 도를 넘는 발언과 행동이 있었는데 이 또한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송 상임부회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송 상임부회장은 경총이 지난 5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조정하는 것에 반대하며 한국노총·민주노총과 공동보조를 취하는 것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은 또 “모든 업무는 정관에서 명확히 규정한 바와 같이 회장이 지휘·관할하고 상임부회장은 회장을 보좌하는 것인데, 이러한 사실이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부회장이 많은 권한을 가진 것으로 보도되고 있어 오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총 사무국이 이번 사태를 손경식 회장과 송 상임부회장 간 갈등 구도로 몰아가는 모양새다.

송 상임부회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노동부 근로기준국장과 산업안전국장, 고용정책본부장 등을 지냈으며, 4월 경총에 부임했다. 경총 사무국 일부 임직원들은 사용자 입장을 대변하는 조직인 경총 상근부회장에 관료 출신이 임명된 것은 모양새가 이상하다며 거부감을 나타내왔다.

곽정수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