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급가 갑질’ 논란 BHC 본사, 가맹점주와 공식협의 개시 약속

15일 공정위에 밝혀…“이번 주 만날 예정”
오일 등 거래자료 소명…합리적 요구 수용
공정위, 본사-협의회 협의 모니터링 방침
협의회 “빠른 시일 내 협의 희망” 3차 서한

치킨 프랜차이즈인 비에이치씨의 가맹점주 모임인 가맹점협의회가 지난 14일 세종청사 공정위 청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김상조 공정위원장의 취임 1주년을 축하하며 본사의 불공정행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비에이치씨 가맹점협의회

치킨 프랜차이즈인 비에이치씨(BHC) 본사가 가맹점주 단체인 가맹점협의회(회장 진정호 울산 옥동점 대표)와 곧 공식 대화를 시작하기로 약속했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 본사와 가맹점주 단체 간의 정식협의는 처음이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와 비에이치씨에 따르면, 비에이치씨 본사는 지난 15일 세종청사에서 공정위와 면담하며 “가맹점협의회의 희망대로 정식으로 협의 절차를 진행하고, 협의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비에이치씨 본사와의 면담 내용을 가맹점협의회에 전달했다.

본사는 또 협의회에서 요청한 닭고기와 튀김용오일 등 본사가 구입을 강제하는 ‘필수품목’의 구체적인 거래내역과 공급가격 인하와 관련해 정확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소명하고, 합리적인 요청사항들에 대해서는 적극 개선해주기로 했다. 이어 본사가 가맹점에 지원하기로 한 30억원(가맹점당 200만원)은 22일까지 집행하고, 닭고기 공급가격에 전가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광고비 집행내역은 협의회가 열람할 수 있도록 조처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앞으로 본사와 협의회 간의 협의 절차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협의회에 불공정한 일이 발생하면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비에이치씨에 전달했다.

가맹점협의회는 이에 대해 빠른 시일 안에 공식협의를 시작하기를 희망한다는 3차 서한을 지난 18일 발송했다. 진정호 가맹점협의회 대표는 “본사가 협의회와의 공식 대화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본사를 신뢰하는 마음으로 상생과 가맹점 권익보호를 위한 협의를 진행할 생각”이라면서 “지난 수년간 본사의 불공정거래로 피해를 본 가맹점주들에게 적정한 보상을 해 줄 것도 요청한다”고 밝혔다.

비에이치씨 본사는 “이르면 이번 주안에 가맹점협의회와 정식으로 만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맹점협의회는 지난 4일과 11일 두차례에 걸쳐 본사에 공식 서한을 보내 협의회 공식 인정과 상생을 위한 협의를 요청했다. 비에이치씨 본사는 지난 12일 누리집 게시판을 통해 협의회를 공식 인정한다고 발표했으나, 정식 협의 요청에는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있었다. 지난 4월에 출범한 협의회는 1400여명의 가맹점주 가운데 11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곽정수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