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중국 상하이 쉐라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화웨이 임원 간담회. 왼쪽부터 숀 멍 화웨이 한국지사장, 조이 탄 화웨이 대외협력 대표, 피터 저우 최고마케팅 책임자. 한국화웨이 제공
차세대 이동통신(5G) 장비 시장 석권을 목표로 하는 화웨이가 한국 기자들을 대거 초청해 연구개발(R&D)센터를 공개하는 등 한국을 상대로 적극적인 ‘구애’ 작전을 펴고 있다. 한국 이동통신 사업자들에게도 전례 없는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3월 세계 최초 차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일정을 갖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먼저 삼성전자·에릭슨·핀란드 등을 따돌려야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화웨이의 조이 탄 대외협력 대표, 피터 저우 최고마케팅 책임자, 숀 멍 화웨이 한국지사장 등 한국시장을 담당하는 화웨이 경영진들은 26일 한국 기자들을 중국 상하이의 한 호텔로 초청해 간담회를 하며 이런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화웨이가 한국 언론을 초청해 이뤄진 기자간담회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화웨이 통신장비 보안문제를 해명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차세대 이동통신 장비 도입 계약이 성사된 게 있나?
“화웨이는 2009년부터 차세대 이동통신에 투자를 집중했다. 2017년에만 약 40억위안을 투자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엔드투엔드(기지국에서 단말기까지 기술 보유)가 가능하다. 현재 전세계 45개 이통 사업자와 차세대 이동통신 장비 도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고, 30개 사업자와 프리테스트를 하고 있다. 북미도 포함된다.”(피터 저우)
?한국 차세대 이동통신 장비 시장 진출과 관련해 어떤 전략이 있는가?
“한국은 전세계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능력이 매우 높은 나라다. 한국 이통사는 기술뿐만 아니라 제품 관리와 내부 프로세스 등이 규범화돼 있고, 이를 리딩하고 있다. 화웨이는 차세대 이동통신과 관련해 한국에서 매우 간단한 전략을 갖고 있다. 고객 수요에 초점을 맞추고, 고객 요구를 따른다는 것이다.”(숀 멍)
?한국에서는 화웨이 장비의 보안에 대한 우려가 크다.
“우리도 알고 있다. 솔직히 한국은 화웨이 내부에서도 보안 중요도가 높다. 한국은 특정 사업자(LGU+)와 협력해왔고, 협력 과정에서 보안 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다.”(숀 멍)
?보안 문제는 이제 경제 논리로 설명이 안 되고, 외교·정치 논리가 돼 버렸다. 한국 정부와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까?
“화웨이의 여태껏 신념은 ‘모든 기술표준을 지키자’다. 그중에는 당연히 보안도 포함된다. 근래 한국 이통사에서 많은 요구를 해왔다. 보안과 관련 부분이 많다. 우리는 해외 다른 사업자와 나라에서도 보안 검증에 참여했고, 매우 양호한 기록을 냈다. 화웨이는 충분히 더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 (피터 저우)
?중국 정부가 정보를 달라고 하면 거절할 수 있나?
“중국 정부는 화웨이에 고객·가입자 관련 정보를 요구한 적이 없다.”(조이 탄)
?그동안 한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억울한 적이 없었나?
“없다. 우리는 장기적인 안목과 전략으로 사업을 한다. 네트워크를 구축한 이후에 어떻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향후 차세대 이동통신의 핵심은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한국이 리더십을 갖도록 지원할 것이다.”(숀 멍)
?삼성전자와 경쟁해야 한다. 한국 차세대 이동통신 장비시장 점유율 목표는?
“우리 목표는 삼성을 이기는 게 아니다. 이통사와 함께 잘하는 것이다.”(피터 저우)
상하이/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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