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실적 신기록 행진이 네 분기 만에 마감했다. 반도체와 가전 부문은 실적이 좋았지만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는 나빠진 탓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은 다시 고공행진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6일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매출 58조원, 영업이익 14조8000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전기 대비 매출은 4.23% 줄고, 영업이익도 5.37%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4.9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19% 늘었다. 삼성전자는 2016년 3분기부터 영업이익 실적을 경신해 왔는데, 이 행진이 7분기 만에 마감했다. 영업이익 사상 최고치 기록도 4분기 만에 끝났다.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부진에는 스마트폰 부문(IM)과 디스플레이 사업의 실적 악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사업의 경우 3월 출시한 갤럭시S9의 판매 부진 타격이 크게 작용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과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물량 감소 등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 그러나 반도체와 가전 부문이 양호한 실적을 내, 2분기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는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글로벌 반도체 호황이 지속하고, 디스플레이 사업은 중국 쪽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달러화 강세가 이어져 부품 사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8월에 공개되는 갤럭시노트9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요소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3분기에 다시 사상 최고치 영업이익 기록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장기 전망이 ‘장밋빛’은 아니다. 우선 반도체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 주력 사업에 대한 중국 업체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반도체 사업은 아직 1~2년의 격차가 있지만 스마트폰 등은 기술 격차가 거의 사라졌다. 대법원 판결을 남겨둔 그룹 총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거취가 여전히 불투명하고,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도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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