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망 줄줄이 하향조정 왜?
“투자 감소하고 수출마저 정체”
취업자 증가폭 14만명 낮춰 잡고
민간소비·설비투자 증가율 전망 ↓
“투자 감소하고 수출마저 정체”
취업자 증가폭 14만명 낮춰 잡고
민간소비·설비투자 증가율 전망 ↓
정부는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3%로 전망했다. 18일 정부가 성장률을 2.9%로 하향 조정한 것은 최근 경기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특히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을 애초 32만명에서 18만명으로 크게 낮춰 잡아, 고용 부진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경기가 8개월째 회복 흐름’이라고 해온 정부의 경기 진단이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2018~2019년 경제 전망’을 보면, 정부는 올해와 내년 실질 성장률을 각각 2.9%와 2.8%로 내다봤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3%대 성장은 사실상 달성하기 어렵게 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성장률뿐 아니라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구성 요소들이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2.7%로 지난해 12월 전망치 2.8%보다 낮췄고, 같은 기간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증가율도 각각 3.3%→1.5%, 0.8%→-0.1%로 전망치를 낮췄다. 경상수지 흑자폭도 790억달러에서 640억달러로 내려 잡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로 물가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취업자 수 증가폭도 애초 전망보다 14만명이나 낮춰 잡았고, 고용률 역시 67.3%에서 66.9%로 0.4%포인트 낮췄다.
정부는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이유로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유가 상승에 따른 회복세 제약, 중국인 관광객 증가폭 정체, 고용 부진 등을 꼽고 있다. 도규상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수출과 투자의 경우 세계경제 개선 흐름에 따라 증가했으나 그 혜택이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됐고,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의 경우 수출은 정체되고 투자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수출(1~6월)과 설비투자(1~5월)는 각각 6.6%와 4.8% 늘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수출은 0%, 설비투자는 -1.4%에 그쳤다. 소비 역시 외형상으로는 증가했지만, 국내 경제에 내수를 진작시킬 수 있는 국내소비는 둔화되고, 그중에서도 내수 밀접 소비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설비 투자 역시 당분간 감소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고, 고용 또한 지난 2월 이후 취업자 수 증가가 5개월 연속 10만명대에 그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0.1%포인트 낮은 2.8%에 그치지만, 취업자 수 증가폭은 23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올해는 재정을 투입했어도 3% 성장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사정이 안 좋다. 고용 상황이 너무 나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정부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와 4조원 규모의 재정보강이 이뤄지면 올해 민간소비가 최대 0.2%포인트, 경제성장률이 최대 0.1%포인트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광희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기존 정부의 경제 전망은 정책 의지와 효과까지 반영해 낙관적으로 했으나 이번에는 정책 효과는 배제한 순수한 전망치”라며 “향후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 성장률이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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