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뒤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청년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에 나왔지만 정착할만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일자리를 멤도는 청년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23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5월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15~29살 청년 가운데 단순노무직에 종사한 청년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만7천명 늘어난 25만3천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준(직업분류 7차)으로 집계가 시작된 2013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단순노무직은 통상 건설현장 비숙련 노동, 음식점 배달 등 단순 보조적인 업무를 이른다. 졸업·중퇴 청년은 학교를 나서서 사회에 뛰어든 청년들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학교를 벗어났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청년들이 우선 생활비를 벌기위해 구하기 쉬운 일자리를 택했던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청년층 실업률이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역대 최고치인 9.8%를 기록하는 등 청년 구직난이 심화된 상황이 청년층 단순노무직 증가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의미다. 전체 졸업·중퇴 청년 취업자 가운데 단순노무직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이후 6.2%~6.9% 정도를 차지하던 데서, 올해 7.7%로 크게 늘었다. 단순노무직이 급증한 반면 비교적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할 수 있는 관리자·전문가 직종에서 일하는 졸업·중퇴 청년층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만5천명 줄어든 98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서비스·판매 종사자(-1만4천), 기능·기계조작종사자(-7천) 등도 감소세를 보였는데, 최근 제조업·숙박음식업·도소매업 등의 전반적인 고용 악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