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반도체 설비투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 자료 사진.
지난달 전산업생산이 석달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고, 투자지표는 넉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7% 감소하며 3월(-0.9%) 이후 또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조업이 포함된 광공업생산이 0.6% 줄어든 가운데, 특히 4~5월 반짝 증가세를 보였던 자동차 생산이 다시 7.3% 감소하며 전반적인 생산지표 부진을 이끌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소형 세단을 중심으로 유럽연합(EU) 수출이 감소하며 완성차 생산과 부품수요가 줄어 생산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태양광발전사업 제도 개편에 따라 원재료 수출이 줄며 화학제품도 전달보다 3.6% 줄었다. 제조업 생산지표가 악화하며 제조업 평균가동률 역시 0.5%포인트 하락한 73.5%로 집계됐다. 제조업 재고는 석유정제, 화학제품 등의 재고가 늘며 전달보다 1.1% 증가했다.
반도체 설비 투자가 줄어들면서 설비투자는 한달전보다 5.9% 감소했다.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설비투자 4개월 연속 감소는 2000년 9월~12월 이후 18년 만이다. 특히 설비투자의 약 22%정도를 차지하는 반도체 설비가 조정을 받는 상황이 설비투자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반도체 제조용기계 수입은 5월 일평균 7200만7천달러에서 6월 5600만8천달러로 감소하는 등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어운선 과장은 “최근 1년반동안 반도체 투자가 대규모로 이어졌기 때문에 더 큰 투자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반도체 경기가 꺾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투자 이후 양산체제에 들어가며 공급이 증가할텐데 수요가 충분히 받쳐준다면 반도체 경기는 좋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기성이 전달보다 4.8% 감소하는 등 건설투자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건설투자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역시 한해전에 견줘 지난달 18.3%나 감소하는 등 부진을 이어갔다.
서비스업 생산은 5월(-0.2%) 감소세를 보였던데서 지난달에는 소폭(0.2%) 증가세로 전환됐다. 월드컵 특수 등의 영향으로 스포츠 용품, 편의점과 대형마트 판매가 늘며 4~5월 감소세를 보였던 소매판매지수도 6월에는 전달보다 0.6%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전반적인 생산·투자 지표 악화로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감소하며 4월부터 이어진 감소세를 이어갔고,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도이 역시 0.1포인트 감소했다.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2월(-0.2포인트)이후 추세적인 하락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경기가 둔화된 전환점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통계청 설명이다. 어운선 과장은 “하락 추세인 것은 맞지만 5월 증감이 0으로 보합세를 보여, 앞으로 6개월동안 연속해서 감소세를 보일 경우에야 전환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전체로 보면, 투자지표의 둔화세가 확연했다. 2분기 전산업생산은 전분기보다 0.7% 증가했고 소매판매액지수도 0.7%증가했지만, 설비투자는 10.8%감소 했다. 건설기성 역시 5.6% 줄었다.
기재부는 이날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광공업 생산 및 투자는 일부 조정을 받았지만 월드컵 특수로 소비나 서비스업 생산은 반등했다”고 평가하며 “공급측면에서 혁신성장을 가속화하고 수요측면에서 저소득층 일자리·소득지원 대책을 속도감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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