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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투자 구걸 논란’에 이틀 만에 발표…“청와대-기재부 혼란이 빚은 촌극”

등록 2018-08-08 19:44수정 2018-08-08 21:16

재계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
삼성, 경제수장 사업장 방문 이어
대규모 투자 발표로 이미지 개선 효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치고 나서며 악수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치고 나서며 악수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삼성이 정부와 소통간담회를 한 지 이틀 만에 ‘투자 구걸 논란’ 등으로 발표를 미뤘던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재벌 정책이 빚은 ‘촌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애초 삼성의 투자·고용 계획은 지난 6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간담회 직후 기재부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청와대 일부와 기재부가 삼성과의 만남을 놓고 갈등을 빚으며 발표 시기가 뒤로 미뤄졌다. 당시 청와대는 기재부에 ‘삼성에 투자를 구걸하지 말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고, 기재부는 행사 당일 삼성의 투자를 발표하지 않는 것으로 청와대 쪽 메시지를 수용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청와대와 경제부총리 간에 이견 조율이 있었다”며 양쪽의 갈등 사실을 인정했다.

결국 삼성은 간담회 이틀 만에 투자·고용 계획을 자체 발표했다. 투자 주체와 시기가 약간 조정되었을 뿐 사실상 간담회의 연장선에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렇게 이틀 만에 바로 발표할 거라면 왜 굳이 뒤로 미뤘는지 모르겠다”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재벌정책에 대한 정부의 혼란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촌극”이라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정부는 경제 라인의 갈등 양상이 노출되는 ‘타격’을 입었지만, 삼성은 경제 수장의 방문에 이은 대규모 투자 발표로 이미지 개선 효과를 봤다. 이 부회장의 3심 재판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삼성이 내놓은 투자·고용 계획에 이 부회장의 ‘메시지’라고 할 만한 방안이 담기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6일 김 부총리와의 비공개 오찬 자리에서 “삼성만이 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 창출을 열심히 해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성이 내놓을 투자 계획에 파격적인 상생방안 등이 담길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다. 이른바 ‘이재용표 메시지’가 포함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투자 계획에는 기존 상생협력 방안의 규모를 늘리거나 대상을 확대한 수준일 뿐, 새로운 방안이 없다. 투자와 고용 규모 역시 기대만큼 획기적으로 늘리지는 않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발표에 이 부회장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는 뭔가가 없다”며 “김 부총리와 정부 관계자들이 삼성 투자안을 보면 좀 당황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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