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서울 성동구 한 마트에 무 1개당 가격이 1,780원으로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수요 측면의 투자·소비가 최근 하강국면에 들어서 있음에도, 공급 측면에서 폭염과 노동비용 증가, 국제 원자재값 상승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비용인상 인플레이션 현실화되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지속된 폭염일(하루 최고기온 33도 이상인 날·7월 전국 평균 15.5일)로 신선식품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1991~2017년까지 7~8월 신선식품 물가지수 상승률을 보면, 이 기간 중 폭염일수가 평년보다 길었던 해의 신선식품 가격상승률은 전년 동기대비 8.0%(평년보다 짧았던 해는 3.4%)이고 특히 날씨에 민감한 채소류 가격 상승률은 11.1%(평년보다 짧았던 해는 2.4%)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전국 45개 관측지점의 평균 폭염일수는 15.5일(1991~2017년 7월 평균 4.3일)로 ‘폭염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노동비용 상승도 물가 불안의 요인이다. 최근 뚜렷한 오름세에 있는 노동비용이 기업이 생산·판매하는 상품·서비스가격에 전가돼 물가를 밀어올리게 된다는 것이다.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사업체 누적 임금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6%대 후반에 달하고 300인 이상 사업체는 11%대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원유·곡물·산업용원자재 등 주요 19개 국제 원자재가격 통합지수인 CRB지수는 올들어 전년동기대비 10~20% 상승했다. 자연히 원화기준 수입물가도 상승중이다.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에 따라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오르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것도 공급 측면에서 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은 시중 유동성을 축소시켜 물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그동안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이미 충분한 유동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시장금리 상승은 단기적으로 기업·자영업자의 금융비용을 증가시키고 이것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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