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가전은 빌트인 성공 못 하면 성공했다고 할 수 없다. 굉장히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할 것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가전부문장(사장)이 30일 오후 독일 베를린 유럽 가전전시회(IFA 2018)에서 한국 기자 40여명을 대상으로 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사장은 “유럽 빌트인 시장은 전체의 43% 정도를 차지한다”며 “미국은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선택하는 데 반해 유럽은 가구를 만드는 가구 메이커가 좌우한다. 굉장히 보수적이어서 꾸준히 노력해야 들어갈 수 있는 어려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빌트인은 소비자 가전 유통과 다르다. 제품 전시도 다르고, 구입하는 사람도, 퀄리티도 완전히 다르다”며 “이런 시장을 뚫고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 지속해서 투자하면서 럭셔리한 쪽에서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의 유럽 공략 전술에 대해서는 “유럽은 전통의 강호가 많다. 밀레는 120년 됐는데 아직도 명품 가전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하고 있다”며 “저희가 아직 1등 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지속해서 두 자리 이상 성장하고 있다.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구글 등 기존 인공지능(AI) 플랫폼 강자와의 차별점’에 대한 질문에 “한 해 판매되는 5억 대의 (삼성) 디바이스”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사장은 “현재 음성 인텔리전스를 완벽하게 할 수 있는 회사는 없다. 구글은 구글대로, 아마존은 아마존대로, 모두 각자 자기 영역에서 잘한다”며 “앞으로 각자 잘하는 분야가 있을 때 협력하게 되는 협력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력모델은 우리가 얼마나 힘을 갖고 있느냐가 조건이 된다”며 “우리가 힘이 없으면 어쩔 수 없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쓰게 되겠지만, 힘이 있으면 빅스비를 통해 구글 어시스턴트를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 경계령도 내놨다. 김 사장은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 침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오히려 삶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며 “인공지능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부작용에 대한 정책을 만들고 소비자 배려가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가 공개한 8K 텔레비전에 대해 “저희가 보여드린 8K TV는 (다른 제품과) 확연한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TV는 우리가 13년간 압도적으로 1등을 해왔고 앞으로도 지속해서 1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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