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3월 2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및 철강 관세 협상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반도체·자동차·조선·철강·석유협회 등 업종별 협회·단체가 참가한 가운데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주요 업종 수출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김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분쟁 본질은 바다를 통한 세력확대를 꾀하는 해양세력인 탈라소크라시(Thalassocracy)와 육지를 통해 영토를 확장하려는 대륙세력인 텔루로크라시(Tellurocracy) 상호간에 기술·산업·금융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제국의 충돌(Clash of Empires)”이라고 진단하고, “(이 분쟁이) 구조적 갈등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통상교섭본부는 수출 시장·품목 다변화를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국내총생산(GDP) 및 인구규모가 세계 10위권 안팎인 인도·인도네시아·러시아·브라질을 ‘4대 전략적 수출공략 신흥시장’으로 선정해 수출마케팅 재원을 집중 투입하고, 무역금융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이들 4개국에 대한 총수출 규모를 지금보다 70%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올 들어 8월까지 누적 수출이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올해 연간 6000억달러 수출 달성도 불가능하지 않다”며 “그러나, 신흥국 통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로 인한 신흥국 실물경제 불안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는 우리 수출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대내외 구조적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특단의 수출전략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출을 통해 혁신성장을 견인한다”는 목표 아래 산업과 무역 및 금융을 연계해 수출 활성화가 혁신성장과 긴밀하게 연결되도록 기업 성장단계별 무역보험 차등 지원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 창업·벤처기업의 경우 수출실적이 전혀 없더라도 수출신용보증을 즉시 제공하는 등 파격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산업부는 올해 말까지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창출 등 새로운 도전과제를 포괄하는 무역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 주요 업종별 협회는 “최근 세계 경제·교역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9월은 추석연휴로 조업일수 자체가 예년보다 4일 적은데다 지난해 9월 수출이 월간 사상 최대(551억2천만달러·선박 31억2천만달러)를 기록한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도 있어 큰 폭의 수출 감소가 전망된다”며 “9월 수출을 위한 특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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