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진작과 내수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산업계가 전국적으로 함께 여는 대규모 쇼핑 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가 28일 개막했다. 올해는 예년에 견줘 행사기간을 대폭 줄여 쇼핑 집중도를 높이고 전통시장과 중소기업 제품 판매를 독려하는 ‘상생협력’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할인율이 낮다는 이유 등으로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란 우려도 여전하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기간은 새달 7일까지 열흘이다. 지난해(34일)에 견줘 대폭 줄었다. 올해 세일에 참여하는 업체도 382곳(유통 134곳, 제조 131곳, 서비스 117곳)으로, 지난해(446곳)보다 감소했다. 주관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2016년부터 두 차례 행사를 치러본 결과 ‘쇼핑·관광·문화·축제를 통합해 한달가량 지속하는 건 특별 할인행사의 희소성도, 기대감도 떨어진다’는 업계 의견이 있어 올해는 쇼핑에 집중하는 쪽으로 기간을 단축했다”고 밝혔다. 올해 유독 눈길을 끄는 건 20개 제조·유통기업이 최대 80%의 파격적 할인을 제공하는 ‘빅20 킬러아이템’이다. 올해 새로 선보인 킬러아이템(핵심품목)은 삼성전자 건조기 그랑데(할인율 최대 20%), 엘지(LG)전자 올레드텔레비전(25%), 현대리바트 그란디오소소파(26%), 이랜드리테일 이(E)경량패딩(최대 30%), 현대백화점 400개 브랜드(아디다스·나이키·한섬 등 20~80%) 등이다.
현대·롯데·신세계 등 백화점 8곳, 이마트·홈플러스 등 마트 4곳, 지(G)마켓·옥션 등 온라인 쇼핑몰 43곳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파격 할인한다. 특히 올해는 대규모 유통점포와 중소기업·소상공인·전통시장 사이의 ‘상생협력’을 강화했다. 수도권 대규모 점포는 주변에 인접한 9개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할인쿠폰을 발행하고, 5대 백화점의 전국 17개 매장은 집객 효과가 높은 이벤트장을 별도로 마련해 중소기업 우수제품 특별판매전에 나선다.
산업부는 지난해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9월28일~10월31일)에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액(약 10조8천억원)이 2016년 행사에 견줘 5.1%(5275억원) 늘고, 행사를 하지 않았을 때에 견줘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를 약 0.13%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표방하고 있으나 ‘파격’이라기엔 할인율이 기대를 밑돌고 똘똘한 할인품목도 많지 않아 올해도 흥행몰이를 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소비자와 업계로부터 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선 행사기간이 백화점 가을 정기세일 날짜와 겹치고 30~40%의 할인은 온라인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수준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킬러아이템으로 선정된 품목과 할인폭을 보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기에는 다소 못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월1일부터 4일까지 진행되는 ‘사이버 핫데이즈’ 참여 인터넷쇼핑몰. 코리아세일페스타 누리집 갈무리.
한국의 유통시장 구조를 고려할 때 국내에선 근본적으로 흥행몰이가 쉽지 않은 행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대다수 유통점포가 제조사로부터 상품을 직매입해 팔기 때문에 재고가 쌓이면 80~90% 할인 대방출에 나서지만, 한국은 제조사가 유통점에 입점해 위탁판매하는 형태가 많아 유통업체 스스로 제품 할인폭을 크게 조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 산업부 담당자는 “우리는 제조사가 할인판매에 직접 참여하는 게 관건이라 올해 제조사 동참을 최대한 늘려 킬러아이템을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유통·제조기업과 품목별 할인율은 코리아세일페스타 누리집(www.koreasalefesta.kr)에 들어가면 볼 수 있다.
조계완 김효실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