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분기 국내 제조업 업황·매출 전망이 2분기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제조 기업의 62%가 “올해 실적이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이 14일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보면, 3분기 국내 제조업은 시황(지수 88)과 매출(88) 모두 전분기 대비 하락세로 전환했다. 직전인 2분기(시황 92, 매출 93)보다 떨어지면서 지수가 여전히 100을 밑돌았다. 내수(86)가 직전 분기(90)보다 하락하고, 수출(94)과 고용(96)은 전분기 수준에서 보합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10일~28일에 걸쳐 국내 591개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이뤄졌으며, 0~200 범위에서 지수(BSI)로 산출하는데 100(전분기 대비 변화 없음)을 기준으로 더 높으면 전분기 대비 증가·개선을, 낮으면 감소·악화를 뜻한다.
4분기 제조업 전망지수는 시황(92)·매출(95) 모두 100을 밑돌았다. 2분기(시황 96, 매출 99)보다 더 떨어지면서 2분기 연속 하락세다. 4분기 전망은 내수(96→93)와 수출(97→96) 모두 전분기에 이어 추가 하락했고, 업종별로는 반도체(111)와 운송장비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종에서 전분기보다 하락했다. 특히 4분기 매출 전망지수는 반도체를 뺀 나머지 모든 업종이 100을 밑돌아 ‘부진 지속’이 우려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4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에서도 4분기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 전망이 3분기보다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4분기 제조업 기업경기전망지수는 75로 직전분기보다 12포인트 떨어졌다. 체감경기는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4분기 수출기업 경기전망지수는 87로 직전 분기(93)보다 6포인트 떨어졌고, 내수부문은 72로 직전 분기(85)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기업경기전망지수는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 이하이면 그 반대다. 특히 체감경기가 나쁜 업종은 자동차·부품(66), 기계(69), 철강(70), 조선·부품(70), 목재·종이(70), IT·가전(73), 정유·석유화학(74), 섬유·의류(74) 순으로 기존 주력산업들이 최하위권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한상의가 벌인 이번 제조 기업 조사에서 “연초에 세운 영업이익 목표치 달성이 가능한지”에 대해 62%가 ‘미달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목표치 근접 혹은 달성 가능’은 36.1%, ‘초과 달성할 것 같다’는 응답은 1.9%에 그쳤다. ‘목표치 미달’을 예상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내수시장 둔화(79.3%) △고용환경 변화(36.6%) △미-중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13.2%) △환율 변동성(12.6%) 등을 꼽았다. 특히 응답기업의 72.5%는 최근 우리 경제가 ‘중장기 하향세에 있다’고 인식했다. ‘일시적 경기부진’이라는 응답은 20.9%, ‘회복세 지속 혹은 전환기’라는 응답은 6.6%였다. 중장기 하향세라고 응답한 이유로는 △주력산업 침체 장기화(44.1%) △기업규모에 따른 수익성 양극화(24.8%)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20.5%)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는 “전반기까지 회복세를 보이던 기업체감경기가 하반기 들어 빠르게 위축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