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다음 달 6일부터 6개월 동안 유류세가 15% 내려간다. 휘발유는 리터(ℓ)당 123원, 경유는 ℓ당 87원, 액화 석유 가스(LPG) 부탄 ℓ당 30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를 열어 유류세 한시적 인하를 담은 교통·에너지·환경 세법 시행령,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최근 유가 상승, 내수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서민 등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다음 달 6일부터 내년 5월6일까지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15% 인하하는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 내용이다. 유류세는 기름값의 20.7~45.5%를 차지해, 휘발유에는 746원, 경유에는 529원, 엘피지 부탄에는 185원이 각각 붙고 있다.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는 것은 국제유가가 급등했던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하지만 2008년 3월부터 12월까지 유류세를 10% 인하할 때 휘발유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유류세 인하 직전인 1~2월 국내 휘발유 소매가는 평균 1653원이었는데 유류세 인하 기간인 3~12월 평균 가격은 1703원으로 3%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이번에는 유류세 인하 대책 발표 직후부터 기재부, 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해 유류세 인하가 소비자 판매가격 인하로 이어지도록 최대한 노력할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향후 유가는 단기간에 급등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유류세 인하에 따른 소비자 가격 인하폭이 2008년보다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알뜰주유소가 2012년부터 도입돼 665곳에서 운영 중이라 주유소 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는 다음 달 6일부터 유류세를 낮춘 가격으로 휘발유 등을 주유소에 공급할 예정이지만, 주유소의 재고량(보통 10~12일 소요)에 따라 소비자 가격이 내려가는 시기는 달라진다. 석유업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유류세 인하 효과가 조기에 반영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유류세 인하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열어 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유류세 인하 기간이 끝나는 내년 5월에 경기가 좋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질의하자 김 부총리는 “환원할지, 일부 환원할지 아니면 (인하한 상태로) 조금 더 갈지는 그때 상황을 여러 가지 고려해서 판단할 문제”라고 답변했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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