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지표가 또 후퇴하면서 경기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설비투자는 7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소비가 올해 들어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4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31일 통계청의 ‘9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 산업 생산지수는 106.6으로 전달보다 1.3% 내려갔다. 올해 들어 등락을 반복했던 전산업 생산지수는 지난 7∼8월 두 달 연속 상승했는데 또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광공업이 자동차, 전자부품 등을 중심으로 2.5%나 떨어진 탓이다. 이는 지난해 2월(-3.0%) 이래 최대 하락폭이다. 기획재정부는 “광공업 생산은 일부 업체 정기 보수가 8월 말에 완료되면서 화학제품 등이 증가했지만 완성차에 대한 국내 수요가 부진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출이 감소해 자동차·전자제품을 중심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재고도 자동차, 화학제품 등에서 증가했지만 1차금속, 통신·방송 장비 등이 줄어 전달보다 1.2% 감소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9월에 108.8을 기록해 전달보다 2.2% 감소했다. 지난해 12월(2.6%)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기재부는 승용차 판매 감소, 중국인 관광객 감소, 3개월 연속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반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설비투자는 2.9%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감소했지만, 특수산업용기계(반도체 제조용) 등 기계류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3포인트,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달보다 0.2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4개월째 내리막을 이어가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주요 지표가 대부분 감소세로 전환하거나 지속하면서 전달보다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며 “현재 경기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세계 경제 성장 지속, 수출 호조 등은 긍정적 요인이나 투자·고용이 미흡한 데다 미·중 통상분쟁이 이어지고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어 위험요인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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