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일 프리미엄 프라이빗 가전 'LG오브제' 출시 행사를 열고, 가전과 가구를 결합한 제품을 선보였다. 왼쪽부터 LG전자 H&A사업본부장 송대현 사장, 한국영업본부장 최상규 사장, 산업 디자이너 스테파노 지오반노니, HE사업본부장 권봉석 사장. LG전자.
엘지(LG)전자가 가구와 가전을 결합한 텔레비전(TV)·오디오·냉장고·공기청정기 등 4종을 출시했다. 크기를 줄이고 겉을 나무로 만들어, 침실에 둘 수 있게 했다. 틈새 전략이지만 고가여서 서민층이 접근하기에는 부담스럽다.
엘지전자는 1일 서울 강남 모스스튜디오에서 기자들을 불러 프리미엄 가구 가전 브랜드 ‘엘지오브제’를 공개했다. 엘지전자는 “공간 분위기 연출과 가전의 설치 공간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나무·금속 등 일반적으로 가전에 쓰이지 않던 소재를 활용해 2년간 개발했다”고 밝혔다.
냉장고와 공기청정기는 1인 가구 혹은 침실에서 쓸 수 있도록 크기를 줄였다. 둘 다 높이 60㎝에 폭 40㎝ 정도다. 냉장고 용량은 40리터로, 물·음료·화장품 등을 넣을 수 있다. 소음·진동을 줄이기 위해 컴프레서 방식 대신, 반도체에 전기를 흘려보내 주변의 열을 흡수해 냉각하는 열전반도체를 활용했다. 공기청정기는 19.8㎡(6평)까지 사용이 가능하고 역시 소음을 줄이는 데 신경 썼다. 가격은 둘 다 199만원씩이다.
텔레비전은 65형(인치)으로, 엘시디(LCD) 패널이 적용됐다. 나무로 받침을 만들고 수납공간을 마련해 가구 역할을 할 수 있게 했다. 가격은 999만원으로 같은 크기 올레드(OLED) 티브이(300만~500만원대)에 견줘 비싸다. 오디오는 높이 60㎝에 폭 50㎝ 정도이고, 가격은 149만원이다.
엘지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이 3년째 적자를 내면서, 가전 분야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엘지전자는 지난 3분기에 매출 15조4270억원, 영업이익 7488억원을 올렸는데, 티브이를 포함한 가전 분야에서만 7300억원의 이익을 냈고, 스마트폰 사업은 1463억원의 적자를 봤다. 사실상 모든 수익을 가전 사업에서 낸 셈이다.
문제는 기존 가전 시장이 정체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엘지전자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2010년대 초부터 의류청정기 같은 새 범주의 제품을 내기도 하고, 안마의자나 정수기, 렌털 사업 등 중견 가전사들이 주력하는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초고가 프리미엄 가전브랜드 ‘엘지 시그니처’나 고급 빌트인 가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등 고가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번에 새로 내놓은 엘지 오브제는 이런 ‘틈새’ 전략과 ‘고급’ 전략을 합친 것으로 보인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