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개발한 96단 512Gbit TLC 4D 낸드플래시와 이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솔루션 제품들. SK하이닉스 제공.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기존 3차원(3D)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에서 한 단계 진화한 4차원(4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 연내 생산에 들어가 디(D)램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소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4일 “3D 낸드플래시에 주로 적용되는 시티에프(CTF·Charge Trap Flash) 구조에 피유시(PUC·Peri Under Cell) 기술을 결합한 ‘96단 512기가비트급 티엘시(TLC·트리플 레벨 셀) 4D 낸드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셀 간 간섭을 최소화하는 시티에프 기술에 셀 영역 하부에 주변부 회로를 배치하는 피유시 기술을 합쳤다. 에스케이하이닉스가 ‘3D’ 대신 ‘4D’로 이름 붙인 이유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연내에 이 제품의 초도 양산을 시작하고, 최근 충북 청주에 준공한 엠(M)15 공장에서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기존 72단 3D 낸드보다 칩 크기가 30% 이상 줄고, 웨이퍼 당 비트 생산은 1.5배 정도 늘었다. 또 동시 처리 가능한 데이터는 업계 최고 수준인 64킬로바이트(KB)에 달하며, 쓰기·읽기 성능도 72단 제품보다 각각 30%, 25% 향상됐다. 특히 칩 크기가 줄어 칩 1개로 기존 256기가비트 3D 낸드 2개를 대체할 수 있게 돼 생산원가 측면에서 유리하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나 도시바가 출시한 96단 ‘3D’ 낸드보다 웨이퍼 한장에서 얻을 수 있는 총저장 용량 등도 개선됐다고 회사 쪽은 설명했다.
지난 8월 차세대 낸드플래시 솔루션 출시 계획을 밝힌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올해 안에 96단 4D 낸드를 탑재한 1테라바이트(TB) 용량의 소비자용 차세대 저장장치인 에스에스디(SSD)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72단 기반 기업용 에스에스디도 내년부터 96단으로 전환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이번 새 낸드 제품 출시를 계기로 디램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전체 매출의 95%를 넘고, 이 중에서도 디램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김정태 에스케이하이닉스 낸드마케팅 담당 상무는 “이번 시티에프 기반 96단 4D 낸드는 향후 개발할 낸드 제품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업계 최고 수준 원가경쟁력과 성능을 동시에 갖춰 에스케이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사업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