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이 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 기자실에서 협력이익공유제 도입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하도급거래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거래와 협력사업에서 발생한 대기업의 이익을 서로 공유하는 ‘협력이익공유제’의 연내 법제화가 추진된다. 협력이익공유를 사전계약에 따라 도입한 뒤 이익증가 등 재무적 성과를 낸 대·중소기업에게는 정부가 세금 감면과 함께 정책자금 우대, 동반성장지수 가점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6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당정협의를 통해 이런 내용의 ‘협력이익공유제 도입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당정은 협력이익공유제 도입과 관련해 ‘시장경제 원칙에 부합’, ‘도입기업에 대한 지원 중심’, ‘대·중소기업 모두 혁신을 유도’한다는 3대 원칙을 세우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관련 법률 개정 작업을 연내 마무리하기로 했다. 협력이익공유제는 이명박 정부 후반기에 추진되다 무산된 ‘대기업 초과이익공유제’를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변형해 계승한 것으로,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중기부가 내놓은 협력이익공유제 시행안을 보면, 대·중소기업간 하도급계약에 따른 위·수탁거래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제품 개발 및 기술·공정 개선, 신사업 공동투자, 공동 연구개발(R&D) 등 거의 모든 유형의 협력사업에 적용될 수 있다. 또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이익을 공유 대상으로 삼는 게 아니라 다양한 협력사업에서 발생한 대기업의 이익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현행 성과공유제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이상훈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은 “상생협력법 제정과 함께 지난 2012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성과공유제는 제조업의 하도급거래에서만 주로 활용할 수 있다. 성과공유제와 마찬가지로 기업간 자율합의에 따라 협력이익공유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면 유통, 건설,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업종과 사업으로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이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협력이익공유의 유형을 ‘협력사업형’, ‘마진보상형’, ‘인센티브형’ 등으로 나눠 다양한 업종에서 적합한 시행모델을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또 동반성장위원회 운영기관인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내에 ‘협력성과확산추진본부’를 설치해 사전약정 체결에서부터 전체 과정을 종합관리하고, 심의위원회도 운영하며 이익공유 절차의 적격성 여부에 대한 심의를 맡길 예정이다.
협력이익공유제 도입기업에게 세제·금융 혜택을 줄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상생협력법 개정안에 담긴다. 이호현 중기부 상생협력정책관은 “여야 의원 4명이 대표발의해 계류중인 4건의 상생협력법 개정안을 통합해 해당 상임위에서도 대안입법을 마련하는 과정에 정부안이 반영되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법 개정 이전이더라도 자율적으로 협력이익공유제를 도입하려는 일부 대기업의 움직임이 있다”며 “이런 기업들을 상대로 운영 자문과 동반성장지수 평가 반영 등의 형태로 올해 안에 시범사업 추진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협력이익공유제 도입 방안이 발표된 뒤 곧바로 환영 논평을 내어 “대·중소기업간 양극화를 해소하고 중소기업들의 혁신노력을 자극해 우리 경제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단계 높이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협력이익공유제에서는 대기업이 협력중소기업의 납품단가 정보를 별도로 요구하지 않고, 공동의 노력으로 달성한 재무적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대·중소기업간 영업이익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시장경제의 틀 안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대기업에게 참여를 강요하기보다는 기업 사정에 맞게 자율적인 도입과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확산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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