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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KDI “내수 부진” 처음 밝혀…경기 둔화 공식화

등록 2018-11-08 12:00수정 2018-11-08 20:06

9월 “약화” 10월 “정체”에서 바꿔
“경기 정점 지나 성장세 둔화
크게 개선 기대는 어려워”

“설비·건설투자 부진 지속에
미·중 무역분쟁 심화도 원인”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욱 경제전망실장(오른쪽)과 정규철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이 올해 하반기 경제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세종/연합뉴스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욱 경제전망실장(오른쪽)과 정규철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이 올해 하반기 경제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세종/연합뉴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연구원은 9월까지 내수 증가세가 “약화”되는 추세라고 판단했지만 지난달에 “정체돼 있다”고 표현을 바꾼 데 이어 이번달에는 경기 둔화를 공식화한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8일 ‘케이디아이(KDI) 11월 경제동향’을 내어 “우리 경제는 수출이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경기는 다소 둔화된 상황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총평했다. 이 연구원이 우리 경제 상황을 두고 “내수 부진”, “경기 둔화”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망실장은 “경기가 정점을 지나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하방위험이 축적돼 전반적인 상황이 크게 개선되길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연구원은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내년 경제성장률을 2.6%로 내려잡은 바 있다. 지난 5월 이 연구원이 제시한 전망값은 2.7%였다.

경기 둔화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는 탓이 크다. 특히 9월에는 추석 연휴로 인해 조업일수가 줄어들면서 설비투자가 감소 폭(-19.3%)이 전월(-11.3%)보다 확대됐다. 건설투자도 건축부문(-14%)과 토목부문(-24.9%) 모두 부진한 가운데 기저효과로 인해 전월(-5.4%)에 견줘 감소 폭(-16.6%)이 커졌다.

9월 전산업 생산도 광공업 생산(-8.4%)과 서비스업 생산(-1.4%)이 동반 추락하면서, 큰 폭(-4.8%)으로 감소했다. 건설업 생산은 전월(-5.4%)에 이어 16.6% 감소하면서 부진을 이어갔다. 소비의 개선 흐름은 완만해졌다. 내구재는 승용차 부진 탓에 감소세(-9.4%)로 전환됐고, 비내구재(1.9%)도 전월(3.9%)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줄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동력은 떨어지는 모양새다. 10월 수출 증가율은 22.7%로 큰 폭으로 확대됐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전월(8.5%)보다 한참 낮은 -1.8%에 머물렀다. 특히 8월 세계교역량의 증가세가 완만해지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가 기준치를 밑도는 등 대외 여건도 나빠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두 나라는 세계교역량의 22.7%를 차지하는 데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대상국이기도 하다. 한국은행은 이날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보고서에서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한 뒤 “미·중 무역갈등이 세계 경기 둔화로 이어질 경우 한국 경제의 피해 규모가 확대할 수 있다. 글로벌 통상여건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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