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꼼꼼 스타일의 예산통…경제난국 뚫을 통큰 리더십 보여줄까

등록 2018-11-09 17:16수정 2018-11-09 21:31

홍남기 새 경제부총리

‘물고기 잡아오라면 물 퍼내는’
성실한 일처리로 주목 받아 
진보·보수정권 두루 국정 경험

자기 색깔·의견 분명치 않아
정책조율 등 정치역량엔 의구심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세 축의 정신이 잘 녹아 있는 개념이다. …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존 경제정책 방향에 큰 틀의 수정은 없을 것임을 예고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참여정부 핵심이던 ‘변양균 라인’이면서도 박근혜 정부에서도 중용된 경제관료다. 행정고시(29회) 합격 뒤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홍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 보좌관을 지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며 주미대사관과 복권위원회 등 ‘외곽’을 돌다 2011년에야 친정(기획재정부)으로 복귀했지만, 전공인 예산 파트 대신 대변인·정책조정국장 등의 보직을 받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뒤엔 정권인수위와 청와대 비서관을 거쳐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으로 중용됐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전 정권 인사’로는 흔치 않게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에 발탁되자, 과거 상관인 변양균 전 실장의 천거가 작용했다는 해석이 파다했다. 이후 꼼꼼한 일처리로 이낙연 총리의 신임을 얻었고, 이번 인선에서도 이 총리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경제 관료들 사이에서는 홍 후보자에 대해 “‘물고기를 잡아 오라면 물을 퍼낸다’는 비유가 있을 정도로 성실하게 달려들어 일정 수준의 결과물을 내놓는다” “고시 공부 때부터 모범답안 정리를 잘해 고시반 후배들이 그 덕에 합격한 이가 많을 정도로 정리의 달인이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런 업무 스타일은 “일과 관련해 아랫사람들을 지나치게 힘들게 한다”는 지적으로도 이어진다.

이날 홍 후보자는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친기업 행보와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함께 강조했다. 홍 후보자는 “시장의 우려를 잘 안다. 매주 또는 격주로 의무적으로 기업인들과 점심을 함께 할 것”이라며 “우선 경제활력을 제고하는 데 힘을 쏟겠지만 (성장경로 유지를 위해) 경제체질을 바꾸고 구조개혁을 완수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토대를 닦은 1기에 이어)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2기 경제팀, 저희 책임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한다”며 “혁신성장이 경제성장에 중추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펌프질을 민간과 같이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거시경제(재정경제부) 파트가 아닌 예산·재정정책(기획예산처) 출신인데다 본인 색깔이나 의견을 뚜렷이 드러내지 않는 무색무취한 스타일의 홍 후보자가 야당과 국민을 설득하고 조율해 나갈 정치적 역량을 가지고 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국면 돌파에 실패해 구체적 결과물 없이 기시감 강한 재탕, 삼탕 정책만 내놓다가 빈손으로 문재인 정부 후반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경제학)는 “청와대가 관료 출신 부총리에 더 무게를 실으며 기업 투자에 기대는 익숙한 관료주의적 경기부양책으로 회귀할 수 있다”며 “가계소득 확충을 통한 경제성장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기조가 밀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방준호 정은주 기자 whorun@hani.co.kr

새 경제수장 홍남기 “매주 기업인과 점심 먹겠다”

신임 부총리 후보자 기자간담회
“혁신성장이 경제성장의 중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9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9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문재인 정부의 2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9일 기업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매주 기업인과 점심하는 일정을 의무적으로 정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반기업적 정서를 갖고 있다는 일부의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 내정자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청와대 인사 발표 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소상공인을 포함해 대기업, 중소기업까지 만나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제기하는 규제를 듣고 하나하나 해결하는 방식으로 일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또 그는 “시장의 우려를 잘 안다”며 앞으로 기업과 손잡고 혁신성장의 속도를 높여 “우리 경제에 활력을 제고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도 강조했다. “혁신성장이 경제성장의 중추적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펌프질을 민간과 같이 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경제 체질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며 “경제 구조개혁을 완성하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와 관련해서는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할 뜻을 밝혔다. 홍 내정자는 “소득주도성장의 취지는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에 녹아 있다. 그 기저에는 공정경제라는 평평한 길이 마련돼야 한다”며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라는 비전을 달성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경제는 “경제부총리가 중심이 돼 끌고 가야 한다”고 밝히면서도, 홍 내정자는 김수현 신임 정책실장과의 인연을 상세히 소개하며 협력을 약속했다. 두 사람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2년 가까이 함께 일했다. 홍 내정자는 “제안을 먼저 한다면 매주 김수현 정책실장과 만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내부적으로 의견이 조율되고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경제부총리가 중심이 돼 경제팀을 원팀으로 이끌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교체된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은 최저임금 등 각종 경제정책을 놓고 엇박자를 노출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다음은 홍 후보자의 발언 전문이다.

오늘 제가 경제부총리로 후보자로 지명을 받았다. 사실 제가 역량이 많이 부족한데 굉장히 과분한 직책에 후보자로 임명됐다고 생각한다. 어렵고 굉장히 중대한 시기이므로 책임의 무게감을 느낀다. 먼저 가장 먼저 청문회를 착실하게 준비하겠다. 청문회를 잘 통과해서 제가 이 직책을 맡게 된다면 일단 먼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활력을 제고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아울러 우리 경제가 아시는 것처럼 굉장히 구조적인 전환기에 들어가 있다. 경제 체질을 강화해야 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 역동성과 성장력 확보할 수 있도록 그러면서도 포용성 확보하는데 전력하도록 하겠다. 두 가지가 잘 조화되도록, 역동성과 포용성, 포용국가 달성에 전력할 것이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연락 받았나.

=10월 중순께에 검증자료를 내라는 말씀이 있었고 검증을 계속해왔다. 후보자 지명은 오늘 받은 거나 마찬가지다. 인사권자의 최종 결정은 저한테 전달되기는 오늘 전달됐다고 보면 되겠다. 그 전에 검증을 받으면서 여러 사람들 중에 한 명으로 작업이 진행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최종적인 것은 오늘이다.

-어떤 면이 지명에 영향을 줬나.

=경제부총리라는 막중한 직책 맡을 역량 부족한데 후보자로 지명받은 것은 초대 국무조정실장으로 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가장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었고, 국무조정실장이라는 자리가 국정 전반 현안을 다루는 자리라서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경제현안을 잘 해결할 수 있고.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잘 실행해 달라는 부탁의 말씀으로 알고 있다. 저 개인적으로는 대통령님하고 이낙연 총리가 매주 월요일마다 해외순방 빼놓고는 주례회동 했는데 그 자리에 매번 배석해서 국정 전체적으로 돌아가는 현황을 가까이에서 접하고 해법 모색한 것이 앞으로 경제부총리로서 직책 맡게 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포용성을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먼저하겠다는 의미인가.

=경제가 고용이나 투자 등 거시경제 지표 어려움이 있고 민생경제에도 어려움이 있다. 그와 같은 어려움에 대해서 정부도 엄중하게 인식을 하고 있다. 두 가지 정도 생각나는 게 있다. 하나는 경제활력 되찾기 위해서 기업의 목소리에 각별히 경청하겠다. 우선 경제활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하는데 우선적으로 진력하도록 하겠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단기간 경제활력 대책도 필요하지만 우리 경제가 굉장히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과거의 발전 방식과는 다르게 경제 체질을 바꾸고 구조개혁을 이뤄야만 지금 같은 성장 경로를 유지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경제 구조개혁을 완수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에 경제주체들이 자기가 갖고 있는 잠재력이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그런 변화가 이뤄지도록 저희가 관련된 과제를 찾아내고 이행하는데 주력하겠다.

아울러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인데 이제까지 문재인 정부가 해왔던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그리고 공정경제 3축 정신이 잘 녹아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잘사는 포용국가란 혁신성장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혁신성장 속도가 다소 더디다면 그 속도를 확 올리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도록 하겠다. 그리고 함께 잘사는 것이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생활비 경감, 사회안전망 확충 통해 양극화도 해소하고 경제성장에도 기여하는 그런 선순환 체계가 구축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이 소득주도성장의 취지라면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에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 기저에는 공정경제라는 평평한 길이 마련되어야 한다. 과거에도 노력을 했지만 이 두 가지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가 나아가는 길에 터전이 공정경제라고 생각한다. 제가 만약 그런 직책(부총리)을 맡게 된다면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라는 비전을 달성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고자 한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생각이 다를 때는 어떻게 하겠나.

=저는 그 문제와 관련해서 그전에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실장이 1기팀으로서 잘해오셨다. 다만 서로 의견이 다른 것이 많이 외부로 표출되면서 문제가 지적됐는데 경제에 대해서는 경제부총리가 중심이 되어 끌고가야 한다고 본다. 물론 그것이 경제부총리 혼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책실장은 정책실장대로 대통령을 모시며 당연히 내각에서 경제가 돌아가는 것을 점검하고 의견을 내고 상의하는 위치에 있다. 경제부총리는 경제부총리대로 정책수립하는 역할이 있으므로 (서로) 의견이 다를 순 있다. 하지만 그걸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토론하고 머리를 맞대고 의견수렴을 하되 바깥으로 표출되는 것은 통일된 의견되도록 제가 책임지겠다.

김수현 정책실장은 참여정부 시절에 청와대에서 3년이상 근무했고 그분도 같은 시기에 근무해서 2년 이상 겹친다. 잘 알고 있다. 현 정부에 들어와서 김수현 정책실장이 사회수석일 때 국무조정실장으로 정책 현안을 조정하면서 긴밀하게 협의했다. 김수현 정책실장과 그런 측면에서 각별하게 노력해서 문제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제안을 먼저 한다면 매주 김수현 정책실장과 만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이견이 조율되고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경제부총리가 중심이 되어서 경제팀을 원팀으로 이끌어가도록 하겠다.

-청문회 준비는 언제부터 하나?

=오늘부로 국무조정실장에서 내려와서 청문회 날짜 잡힐 때까지 착실히 준비하겠다. 그 사이에 제가 청문회를 잘 통과해서 직분을 맡는다는 전제하에 기재부와 미리 준비할 것이다.

-혁신성장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김동연 부총리가 토대를 튼튼하게 잘 만들었다. 다만 토대를 만들며 성과가 가시적으로 단기간에 보여주지 않아서 일부 지적이 있었다.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2기 경제팀, 저희 책임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한다. 혁신성장이 실질적으로 성과 낼 수 있도록 속도를 바짝 낼 것이다. 마중물, 마중물했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펌프질할 것이다. 그래서 제가 민간의 의견을 경청하고 기업들이 원하는 내용도 경청해서 혁신성장이 경제성장이 중추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펌프질을 민간과 같이하도록 하겠다.

-기업과의 소통은 어떻게 할 건가?

=시장의 우려 잘 안다. 경제학을 저도 전공했고, 30년 이상 전공했기 때문에 시장의 힘을 믿지만 한계도 잘 안다. 그래서 일정이 어떨지 모르지만 시간이 나는 대로 매주 또는 격주 의무적으로 기업인들과 점심을 하는 일정을 미리 픽스시켜 놓으려고 한다. 가능하면 매주 했으면 좋겠고 그게 안 되면 격주라도 하겠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포함해서 대기업 중소기업까지 하겠다. 규제혁신만 해도 문재인 정부 들어서 규제를 과거 정부와 다르게 여러 가지 시도를 했지만 그런데도 규제혁신이 체감이 잘 안 된다고 한다. 그분들이 현장에서 제기하는 규제를 듣고 하나하나 검토해서 해결하고 하는 방식으로 하겠다.

-소득주도성장은 어떤 방향으로 추진하나?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이 양자택일할 문제가 아니다. 소득주도성장도 내용상으로 보면 가계소득을 높여주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서 사회적 양극화도 해소하고 소득의 보전이 성장의 기여로 이어지도록 선순환 체계 구축하는 게 목적이다. 과거 정부도 꾸준히 했고 앞으로 정부도 꼭 해야 한다. 잘 작동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은주 기자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속보] 위기의 삼성전자,정현호·전영현 부회장 유임 결정 1.

[속보] 위기의 삼성전자,정현호·전영현 부회장 유임 결정

‘서울원 아이파크’ 중대형 청약 미달…고분양가에 수요자들 외면 2.

‘서울원 아이파크’ 중대형 청약 미달…고분양가에 수요자들 외면

비트코인, 사흘새 9% 급락…‘최다 보유’ MSTR 공매도 영향인 듯 3.

비트코인, 사흘새 9% 급락…‘최다 보유’ MSTR 공매도 영향인 듯

“트럼프노믹스에 물가 뛸 것…한국, 제3의 경제 영토 마련해야” 4.

“트럼프노믹스에 물가 뛸 것…한국, 제3의 경제 영토 마련해야”

세종대 교수 4명,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 선정 5.

세종대 교수 4명,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 선정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