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신형 아이폰 공개 당시 필립 실러 애플 글로벌 마케팅책임자가 제품을 설명하는 모습. 유튜브 캡쳐.
애플이 올 9월 출시한 신형 아이폰 3종의 판매 부진으로 생산 계획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 텐아르(XR)의 실적이 특히 부진하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애플 부품 공급업체 임원들과 휴대전화·부품 조립 노동자들을 인용해, 최근 몇 주간 애플이 지난 9월 공개한 아이폰XR·텐에스(XS)·텐에스(XS)맥스 등에 대해 생산 주문을 줄였다고 보도했다. 3종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으로 판매를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아이폰XR이 가장 문제로 지목됐다.
애플은 지난달 말 일부 부품업체들에 애초 9월∼내년 2월 생산을 요청했던 아이폰XR 7000만대 중 최대 3분의 1을 줄인 데 이어 지난주 재차 생산 계획을 감축하기로 일부 업체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코보와 루멘텀 홀딩스, 재팬디스플레이 등 주요 아이폰 부품 공급업체들이 분기 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큰 고객으로부터의 주문량 감소'를 언급했다. 이들은 애플을 직접 지칭하지 않았지만, 이들 업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에서 절반에 달한다. 국내 업체중 애플에 아이폰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엘지(LG)이노텍, 엘지디스플레이 등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예상보다 신형 아이폰 수요가 저조한 데다 지난해 아이폰 플래그십 신형 모델이 2종이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3종이 한꺼번에 출시되면서 애플의 수요예측 역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폰이 분기 실적 발표에 아이폰 판매 대수를 포함하지 않기로 한 것과 아이폰 신형 단가가 더 높아진 것도 수요 예측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아이폰텐(X) 판매량도 애플의 애초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애플은 이 모델 생산량을 올해 1분기 2000만대 줄였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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