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건강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을 충분하고 완벽하게 관리하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과한다.”
삼성전자가 23일 반도체 백혈병 피해 노동자와 가족들에게 한 사과에는 작업장 안전관리 소홀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2014년 문제 해결 노력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서만 사과했던 것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피해자 및 가족들은 “부족하지만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날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장(사장)은 삼성전자를 대표해 작성한 A4용지 2장 분량의 본인 명의 사과문을 직접 낭독했다. 사과 대상은 ‘뒤늦은 문제 해결’과 ‘미숙한 작업장 관리’ 등 두 가지였다.
김 사장은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받으셨는데, 삼성전자는 이를 일찍부터 성심껏 보살피지 못했다”며 “그 아픔을 충분히 배려하고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사장은 “삼성전자는 과거 반도체 및 엘시디(LCD) 사업장에서 건강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에 대해, 충분하고 완벽하게 관리하지 못했다”며 “오늘 이 자리를 빌려 병으로 고통받은 직원들과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2014년 5월에는 권오현 당시 반도체 부문장(부회장)이 반도체 백혈병 문제에 대해 한 차례 사과했다. 당시 권 부회장은 “이분들(피해자들)과 가족의 아픔과 어려움에 대해 저희가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며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반도체 백혈병’ 문제 해결 노력이 부족했던 부분은 사과했지만, 작업장 안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사과는 당시 이뤄지지 않았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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