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기준으로 결혼·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185만명으로 한해 전에 견줘 1만5천명 늘어났다. 경력단절여성이 증가한 것은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경력단절 뒤 재취업한 기혼여성이 최근 1년 동안 50만명 넘게 줄었기 때문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경력단절여성 현황’을 보면, 올해 4월 기준 15~54살 기혼여성은 900만5천명이며,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를 합한 비취업여성은 345만7천명으로 조사됐다. 비취업여성 가운데 결혼, 임신·출산, 육아, 자녀교육, 가족돌봄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여성은 184만7천명으로 지난해보다 0.8% 증가했다. 15~54살 기혼여성의 20.5%가 경력단절여성인 셈이다. 전체 기혼여성이 15만3천명 감소했는데도 경력단절여성은 1만5천명 증가한 탓에 기혼여성 대비 경력단절여성 비중은 1년 전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2015년 21.7%, 2016년 20.5%, 2017년 20.0%를 기록하며 점차 떨어지다가 올해 들어 반등한 것이다. 이는 결혼·출산·육아 후 재취업한 기혼여성이 지난해에 견줘 19.6%(-50만7천명)나 감소한 탓이다. 15~54살 기혼여성 가운데 취업자는 한해 전보다 3만6천명 줄어든 554만9천명으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경력단절 후 재취업한 여성은 208만3천명(37.5%)에 그쳤다. 이는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경력단절 후 재취업한 여성 수의 감소폭은 올해가 가장 컸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경력단절여성이 많이 취업하는 시간제 일자리가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경력단절여성 2명 중 1명(48%)이 30대였다. 그다음으로 40대(35.8%)가 많았고 50대(8.1%), 20대(7.5%) 차례였다. 기혼여성 가운데 경력단절여성 비중도 30대에서 가장 높았다. 전체 30대 기혼여성 269만명 중 88만6천명(33%)이 경력단절여성으로 집계됐다. 20대 경력단절여성 비율은 31%, 40대와 50대는 17%와 8.1%로 조사됐다. 20·30대에 일터를 떠났다가 40·50대에 재취업하는 패턴으로 볼 수 있다.
비취업여성 2명 중 1명(53.4%)이 경력단절여성인데, 경력이 단절된 이유로는 결혼(63만4천명)이 가장 많았다. 육아(61만9천명), 임신·출산(44만5천명), 가족돌봄(7만8천명), 자녀교육(7만1천명)이 뒤를 이었다. 육아와 결혼으로 일을 그만뒀다는 여성은 1년 전보다 3만3천명(5.6%), 1천명(0.2%) 증가했지만 임신·출산(-9천명·-2%), 자녀교육(-6천명·-7.6%), 가족돌봄(-4천명·-4.5%)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수는 감소했다. 출산휴가가 확대되면서 임심·출산 때문에 직장을 포기하는 사례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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