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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화웨이 5G 장비 도입한 LG…부정적 댓글 확산에 곤혹

등록 2018-12-04 10:27수정 2018-12-04 11:40

LGU+, 5G 기사에 부정적 댓글 90% 이상
엘지전자, 구광모 상속 등에도 관련 댓글
엘지 “사업적 판단 따른 것” 뾰족수 없어
‘10개 아이디, 비난 50개 이상 반복’ 세력 있나
전문가 “공학자 의견, 타업체 사례 등 활용해야”
재계 순위 4위 엘지(LG)를 삼성이 부러워하는 부분이 있다. ‘신뢰’ 이미지다. 엘지를 주제로 한 기사에는 긍정적인 댓글이 많다. “독립운동 집안이다”, “가전은 엘지다”, “엘지 흥해라” 등 다양하다. 설립 이래 경영권 승계나 노사문제 등과 관련해 별다른 큰 문제 없이 운영해 온 덕분이다.

그랬던 엘지가 최근 부정적 댓글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엘지유플러스(U+)가 5세대(5G) 이동통신을 시작하며 중국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것을 비난하는 댓글이다. 비난성 댓글은 엘지유플러스에만 한정하지 않고 다른 계열사들로 확산하고 있다. 엘지 쪽은 “사업적인 판단으로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는데 비난이 쏟아져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지난 3일 ‘엘지유플러스(U+)가 전국에 5G 기지국을 4000여곳 설치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린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이날 저녁 7시께까지 7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댓글 10개 중 9개 꼴로 화웨이 장비 도입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케이티(KT)로 옮기겠다”를 비롯해 “엘지가 한국 정보를 중국에 넘긴다”, “엘지를 퇴출해야 한다”, “엘지가 매국한다” 등 비난의 강도가 높다.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엘지유플러스 관련 기사뿐만 아니다. 지난 2일 ‘5G 도입 이후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전망하는 기사는 엘지유플러스가 등장하지 않지만 엘지를 비판하는 댓글이 적지 않았다. “화웨이 쓰는 엘지, 내일 탈퇴한다”, “화웨이한테 기술력 파는 엘지, 쓰지 말자” 등 역시 비난의 강도가 세다. 이외에도 구광모 엘지 회장의 상속세 납부 기사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엘지를 비난하는 댓글이 심심치 않게 달린다.

엘지유플러스는 2013년 4세대(4G) 이동통신 때 처음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지만, 지금처럼 비난의 강도가 세지 않았다. 한 엘지 관계자는 “당시에도 비난 여론이 없지 않았지만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며 “최근 사드 사태나 반도체 추격 등이 영향을 겪으며 반중 정서가 커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선박 등 한국의 주력 제품군에 대한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2016~2017년 ‘사드 사태’로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보복 행위가 더해져 반중 정서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통신의 경우 국가 기간망이자 개인정보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더욱 민감하다. 이 때문에 엘지유플러스와 함께 5G 통신을 시작한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는 화웨이 장비의 장점이 있지만 보안문제로 도입을 하지 못했다. 화웨이는 경쟁사 대비 20~30% 저렴한 구축 비용과 에릭슨·노키아 등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기술력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지만, 보안 문제로 미국·영국·오스트레일리아 등은 화웨이 장비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엘지는 댓글 내용을 살피는 등 고민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댓글 공작’ 세력이 활약하고 있다는 의심도 제기된다. 지난 3일 ‘엘지유플러스(U+)가 전국에 5G 기지국을 4000여곳 설치했다’는 내용의 기사에 달린 댓글 중 90%에 해당하는 비난성 댓글 600여개 중 1회 이상 중복 작성된 댓글이 500여개였다. 최근까지 6개월 동안 엘지를 비난하는 부정적 댓글을 100개 이상 작성한 아이디는 2개였고, 50개 이상 부정적 댓글을 작성한 아이디만 해도 10개에 이르렀다.

한 엘지 관계자는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것은 맞지만, 일부 지역에 한정해 제한적으로 했고, 보안 조치도 철저히 강구하고 있다”며 “네티즌들이 이런 사정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는 “부정적 댓글이 확산되는 정도나 공식화되는 정도를 판단해 대응해야 한다”며 “엘지가 직접 나서는 것보다 신뢰할만한 공학자의 의견이나 다른 세계적인 업체들의 상황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온라인 위기관리 회사인 밍글스푼의 송동현 대표는 “엘지는 5G 도입을 긍정적 이슈로 만들고 싶겠지만 이런 여론이 크다면 오히려 위기가 될 수 있다”며 “대응 타이밍을 잘 판단해 방법과 메시지 등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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