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지난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앞서 참석자들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핵심과제는 내년 상반기까지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또 국민 생활에 실제 변화를 가져오는 정책에 집중해 의도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2기 경제팀 수장으로서 각오를 밝혔다. 그는 “소득, 고용, 분배개선 등 경제활력을 확 높여 달라, 팍팍한 개인의 삶이 보다 나아지게 하고 불확실한 미래의 불안감을 걷어달라”는 게 국민이 준 책무라고 설명한 뒤 이를 위해선 세 가지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이해관계 조정의 벽을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경제주체 간 이견이 있는 과제는 대화, 타협, 양보, 조율에 의한 과감한 빅딜을 통해 해결하겠다”며 ‘사회적 대타협’을 실행할 의지를 밝혔다. 특히 “핵심과제에 대해선 내년 상반기까지 매듭짓겠다는 각오로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그동안 정부가 수많은 정책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서 그 성과를 체감하기 어려웠다”고 평가한 홍 부총리는 “이제 ‘성과’로 말하고 ’성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논쟁을 의식하듯 “프레임에 갇힌 정책논쟁에서 벗어나자”고도 제안했다. 대신 “최저임금 등과 같이 시장의 기대에 비해 속도가 빨랐던 일부 정책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보완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간의 도전과 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들은 그 속도와 강도를 더 높이겠다”고 말해 혁신성장에 무게중심을 더 실었다.
마지막 벽으로 경제불안 심리를 꼽으며, 홍 부총리는 “정부가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마중물을 붓고 기업과 시장이 강한 펌프질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시장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쌍방향 소통이 필요하다”며 “자영업자, 기업인을 가장 많이 만나는 ‘부총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첫째줄 오른쪽 둘째)이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홍 부총리는 지난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밝혔듯이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라는 3축 기조가 잘 녹아 있는 ‘포용적 성장의 길’을 반드시 가야 한다”며, △전방위적 경제활력의 제고 △우리 경제 체질개선 및 구조개혁 △우리 경제의 사회의 포용력 강화 △미래대비 투자 및 준비 등을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보다 구체적인 정책 방향과 내용은 오는 17일께 발표하는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 담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에서 부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뒤 첫 기자간담회에서 말했던 ‘원팀’도 다시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국민, 국가 경제를 위한 정책에 있어 실·국 간, 부처 간 칸막이는 보이지 않는 독소”라며 “우선 기획재정부 내 실·국 간 칸막이부터 걷어내고 나아가 경제부처 간 칸막이도 없애 원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동연 전 부총리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이끈 1기 경제팀은 ‘경제 컨트롤타워’를 두고 갈등설이 끊이지 않았다.
홍 부총리는 거문고의 줄을 바꾸어 맨다는 뜻을 지난 ‘해현경장’이라는 옛 성어를 언급하며 “긴장을 높여 심기일전하도록 하고 경제·사회·정치적 제도개혁의 중요성을 되새기자”고 이날 취임사를 마무리했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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