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 세계 기업 중 연구개발(R&D)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기업에 올랐다. 엘지(LG)전자는 53위,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67위, 현대차는 73위였다.
12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18 산업 연구개발 투자 스코어보드’를 보면, 2017회계연도 연구개발 투자액 1위 기업은 삼성전자로, 전년보다 11.5% 증가한 134억3670만유로(17조3천억원)을 투자했다. 미국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133억8780만유로로 2위였고, 독일 폴크스바겐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중국 화웨이가 3~5위였다. 미국 인텔과 애플이 6, 7위에 올랐고, 스위스 로슈와 미국 존슨앤드존슨, 독일 다임러가 10위 안에 들었다. 전년도에는 폴크스바겐이 1위였고,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인텔 차례로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가 1위에 오른 것은 유럽연합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5위 안에 들었지만 1위를 한 적은 없었다. 삼성전자는 매출 증가율(18.7%)과 설비투자 증가율(73.8%), 영업이익 증가율(83.5%)에서도 10위 안에 들었다. 이른바 반도체 슈퍼호황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을 나타내는 ‘연구개발 집중도’는 7.2%로, 상위 10곳 가운데 7위였다. 인텔(20.9%), 로슈(19.5%), 화웨이(14.7%) 등에 뒤졌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 외에 엘지전자(26억3690만유로)가 전년보다 3계단 하락한 53위에 올랐고 에스케이하이닉스(19억3720만유로)는 16계단 뛰어오른 67위였다. 현대차(18억2820만유로)는 4계단 상승한 73위였다. 상위 100위 기업을 국가별로 나누면, 미국이 35곳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독일 13곳, 중국 8곳, 한국·프랑스 각 4곳, 네덜란드·스위스·대만·영국 각 3곳, 아일랜드·이탈리아·스웨덴 각 2곳 등이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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