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중소 부품협력업체에 대한 성장파급 효과가 매우 작은 대기업 반도체 품목의 나홀로 성장세가 그 요인으로 지목된다.
16일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올해 3분기 제조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0.74%로 지난해 3분기(9.74%)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에 제조 중소기업의 3분기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73%로 한해 전(5.58%)에 견줘 0.85%포인트 하락했다. 10%대를 넘은 제조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한은이 2015년 현재 기준대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치다. 제조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이 4%대로 떨어진 것도 2015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대기업은 상승하고 중소기업은 하락하면서 제조업 대-중소기업간 영업이익률 격차는 지난해 3분기 4.16%포인트에서 올해 3분기 6.01%포인트로 확대됐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영업이익률 지표에서 대-중소기업간 불균형이 커진 가운데, 중소기업은 대표적인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지표에서도 현저하게 쪼그라들고 있다. 제조 중소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전년 동기대비)은 지난해 3분기 6.7%에서 지난 2분기 1.71%로 줄어들더니 올 3분기에는 -3.38%로 ‘역성장’했다. 반면 제조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18.1%로 대폭 증가한 뒤 지난 2분기에 4.96%로 축소됐으나 3분기에 8.39%로 다시 증가 폭이 커졌다.
대-중소기업간 영업이익률 및 매출액 격차의 확대는 반도체 의존 성장의 단면으로 꼽힌다. 반도체는 관련 중소기업이나 다른 업종·산업에 미치는 후방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업종으로 꼽힌다. 한은 관계자는 “대기업은 기계, 전기·전자 업종의 업황이 좋아 수익성이 높아진 것”이라며 “중소기업 쪽은 건설업이 부진한 여파가 있었고, 후방효과가 큰 자동차 업황이 좋지 않아 관련 부품협력업체의 상황도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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