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기업 위주의 혁신성장 정책을 크고 작은 혁신기업과 함께 하는 정책으로 바꾸지 못했다.”
국내 벤처창업 ‘1세대’로 불리는 이재웅(50) 쏘카 대표가 20일 기획재정부 산하 혁신성장본부 공동본부장직에서 떠날 뜻을 밝히며 정부의 경제정책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김동연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위촉장을 받고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혁신성장본부 공동본부장직을 맡았다. 또 다른 공동본부장은 고형권 전 기재부 1차관이 겸임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근 김 전 부총리,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고 전 차관 등 1기 경제팀의 인사 교체를 언급하며 “새로운 경제팀은 새로운 분과 함께 하실 수 있도록 해드리려고 한다”고 사의 표명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혁신성장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필수적이고 지속가능한 혁신성장 정책이 돼야만 의미가 있다”고 전제한 뒤 “공유경제는 소득주도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성장 정책인데 아무런 진전도 만들지 못해서 아쉽다”고 했다. 또 “혁신성장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분들을 위한 합리적인 대책을 전달하고자 노력했으나 한 발짝도 못 나갔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대표가 이끄는 쏘카는 대표적인 차량 공유 서비스인데, 최근 승차 공유(카풀)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이 대표의 입지가 좁아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기업으로 돌아가 공유경제를 확장하는 데 힘쓸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제 기업에서 해야 할 일을 하겠다”며 “공유경제를 통한 지속가능한 혁신성장동력을 만들고 그것이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데에 보탬이 된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