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위 10대 기업으로의 수출 쏠림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상위 10대 기업은 모두 광·제조업 기업이었는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기업 수출액이 전체 수출 증가세에 견줘 가파르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7일 통계청과 관세청이 발표한 ‘2017년 기준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잠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전체 (영리)기업의 수출액은 5726억달러로 한해 전보다 15.8% 늘어났다. 이 가운데 수출 상위 10대 기업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36.2%로 한해 전(33.9%)보다 2.3%포인트 늘어났다. 기업특성별 무역통계는 규모나 산업 등 기업별 특성과 수출입 자료를 결합한 통계다.
지난해 상위 10대 기업의 수출 집중도가 높아진 것은 수출 증가세가 상위 기업일수록 더 크게 나타난 영향이다. 지난해 상위 10대 기업의 수출액은 한해 전보다 23.7% 증가한 2073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상위 100대 기업의 경우 수출액은 19%, 상위 1000대 기업의 수출액은 17.6% 증가하는 등 기업 범위를 하위 기업으로 넓힐수록 수출액 증가세는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업종별로 도·소매업 수출이 한해 전보다 27.3% 증가하며 지난해 701억달러 수출액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수출 대부분은 제조업에 집중돼 있었다. 광·제조업 수출은 한해 전보다 15.2% 증가하며 전체 수출의 84.2%를 차지했다. 수출 상위 10대 기업은 모두 광·제조업에 속해 있다.
다만 제조업 안에서도 세부 업종별로 차별적인 수출 증가세가 나타났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수출액은 한해 전보다 25.2% 늘어나며 전체 기업 수출의 37.8%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또다른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수출이 한해 전보다 4.3%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결과적으로 반도체 대기업 위주의 수출 증가세가 상위 기업으로의 수출 집중도도 심화시킨 셈이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수출한 지역은 동남아시아 국가들(1490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26%를 차지했다. 중국(1421억달러), 미국(682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수입은 중국(975억달러), 동남아시아(735억달러), 중동(701억달러) 순이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