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새해모임에서 구광모 (주)LG 대표와 임직원들이 새로운 도약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앞줄 왼쪽 둘째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구광모 (주)LG 대표, 권영수 (주)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LG 제공
“엘지(LG)가 나아갈 방향을 수없이 고민해 봤지만, 결국 그 답은 ‘고객’에 있었습니다.”
구광모 엘지(LG)그룹 회장이 2일 신년사를 통해, 취임 6개월 만에 첫 경영 비전을 내놨다. 구 회장은 연설 10분 중 ‘고객’이라는 단어를 서른 차례나 언급하는 등 고객 중심 경영을 펼칠 뜻을 밝혔다. 이날 엘지그룹 시무식은 31년간 열려왔던 서울 여의도 엘지트윈타워가 아닌 서울 마곡 엘지사이언스파크에서 각 계열사 임직원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구 회장은 이날 “시장의 주도권이 완전히 고객으로 이동했다”며 “최신 기술을 과시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연일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한순간에 사라진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이어 “지금이 우리 안에 있는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의 기본 정신을 다시 깨우고 발전시킬 때”라며 고객가치 3가지를 제시했다. 구 회장은 “엘지의 고객 가치는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이라며 “엘지만의 고객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엘지의 고객 가치는 남보다 앞서 주는 것”이라며 “아무리 좋은 제품과 서비스라도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면 평범한 것이 되고 만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마지막 고객 가치는 한 두 차례가 아닌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고객을 위한 혁신이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역동적인 문화를 만들자”고 말했다.
고객중심 경영은 지난해 5월 사망한 구본무 전 회장이 앞서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 구 전 회장은 1995년 2월22일 취임식에서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감동”이라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고객을 강조하는 엘지의 원칙적이고 보수적인 경영 문화가 반영된 듯 하다”고 평가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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