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한진그룹 주총을 앞두고 사모펀드 케이시지아이(KCGI)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 한진칼의 2대 주주인 케이시지아이는 최근 한진칼 및 한진 소액주주들에게 신상정보와 주식 수를 묻는 이메일을 보낸 데 이어 한진칼과 한진에 주주명부 열람·복사 가처분신청을 냈다.
한진칼은 케이시지아이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서울중앙지법에 한진칼의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29일 공시했다. 한진도 같은 날 케이시지아이 쪽 엔케이앤코홀딩스가 주주명부 열람·복사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냈다고 밝혔다. 케이시지아이 쪽은 가처분 신청을 통해 한진칼과 한진에 “해당 사건 결정을 송달받은 날부터 휴일을 제외한 7영업일 동안 영업시간 내에 신청인과 신청인의 소송대리인에게 작년 말 기준 주주명부를 열람·복사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한진칼과 한진이 이를 불이행할 경우 이행 완료 시까지 하루에 1억원씩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케이시지아이의 이같은 행보는 3월 한진그룹 주총을 앞두고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케이시지아이가 법원에 요청한 주주명부 열람·복사는 상법 제396조 제2항에 규정된 권리로, 주주명부에는 주주 이름, 주소 등 신상정보와 보유주식 수 등이 담겨 있다. 케이시지아이는 지난 25일에도 한진칼과 한진의 소액주주들에게 이름, 주소, 휴대전화 번호, 보유주식 수 등을 묻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현행법에 따라 주총 2주 전부터 의결권 위임이 가능한데, 최근 케이시지아이의 움직임은 의결권 위임 전 소액주주들을 사전에 파악해 위임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케이시지아이는 지난 21일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한진칼은 “케이시지아이 쪽에서 열람복사 청구 목적을 밝히면 법원 결정 전 열람·복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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