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제조업 내수 상황을 보여주는 제조업 국내공급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반도체 설비투자 등이 줄어들면서 자본재 공급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연간 제조업 국내 공급동향을 보면, 지난해 제조업 국내공급 지수는 105로 한해 전보다 0.1% 감소했다. 조사가 시작된 2010년 이후 지수가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2017년 크게 증가했던 자본재, 특히 기계장비나 금속가공 업종의 공급이 지난해에는 반대로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 가장 컸다”며 “반도체 설비 감소나 건설업 부진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생산에 사용되는 기계 등을 이르는 자본재는 한 해 전보다 1.2% 감소하며 전반적인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등을 이르는 중간재는 0.4% 감소했고 소비재는 1.6%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최종 소비보다는 생산과 투자 부진 여파가 제조업 내수를 위축시키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업종별로 보면 지난해 반도체 설비투자와 관련 있는 기계장비가 한 해 전보다 5.7% 줄었고, 건설업·조선업 등과 관련있는 금속가공(-6.6%), 1차금속(-4.2%) 등의 감소폭도 컸다. 자동차의 경우 2017년말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감소세를 이어오다가 판매회복과 기저효과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에 전년동기에 견줘 12.4% 증가했다. 가정용 간편식 소비 확대 영향으로 식료품 공급도 지난해 연간 5.2% 늘었다.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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