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 서울주택도시공사 김세용 사장
“주택이 변해야 서울의 미래가 바뀝니다.” 창립 30돌을 맞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김세용(54·사진) 사장은 지난 18일 서울 개포동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제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맞는 집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스에이치는 1989년 2월1일 출범했다. 88올림픽 특수 등으로 집값이 폭등하자 갓 출범한 노태우 정부가 일산?분당 등 신도시개발과 함께 주택 200만호 건설을 발표한 직후였다. 서울시도 40만호를 지어야 했고, 에스에이치는 바로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첫발을 뗀 것이다. 에스에이치는 지금까지 서울시 주거지 면적의 3.3%에 이르는 20.1㎢의 택지를 개발했고, 19만5천호의 주택을 건설했으며, 현재 19만4천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관리해 오고 있다.
취임 2년째를 맞은 김 사장은 “앞으로 에스에이치는 ‘현재와 미래의 서울을 바꿔내기 위한 집’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SH 창립 30돌 맞아 3가지 ‘비전’ 제시
대규모 택지개발에서 도심재생으로
“미세먼지 저감 등 삶의 질 높은 집”
1인가구 특화설계·공간복지 등 도입 고대 건축학과 교수시절 관리처장
‘안암캠퍼스타운’ 등으로 추진력 인정 김 사장은 학문과 현장, 두 영역에서 두루 역량을 갖춘 건축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거쳐 미국 컬럼비아대 석사, 고려대 대학원 박사를 받은 그는 2006년 모교 건축학과 부교수로 부임했다. 2012~15년과 2017년 두 차례 관리처장을 맡아 미래공학관, 생명과학대 등 20여동의 건물을 짓고, 안암캠퍼스타운 프로젝트도 총지휘했다. “고대의 모습을 바꿨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강한 추진력을 인정받았다. 더불어 서울시 마스터 플래너(2006~10년)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2013~15년) 등도 지냈다. 김 사장은 서울의 미래를 바꾸어갈 새 집의 기본요소로 ‘스마트·1~2인 가구·공간복지’ 3가지 개념을 제시했다. 우선 ‘스마트’는 21세기 에스에이치 주택의 방향성을 가리킨다. 김 사장은 “20세기 도시 건축은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하는 방식”이었다고 평가한다. 에스에이치 역시 지난 30년간 “대규모 나대지를 개발해 아파트를 대량 생산하는 방식”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 고덕강일지구 말고는 서울 안에 남아 있는 대규모 나대지는 없다. 그는 “역으로 서울 도심으로 들어가 노후화된 동네를 스마트하게 재생하고, 스마트 시티 건설 중심의 새로운 사업구조를 만들 때”라고 했다. 김 사장은 “대표적인 사례로 아파트 외벽에 광촉매를 발라서 미세먼지 흡착률을 높이는 스마트 기법을 시범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데이터가 양호하게 나오고 있어 곧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잘 만든 1~2인 가구 주택’도 미래형 모델이다. 김 사장은 서울시의 가구 구성에 대해 “2000년대 초반까지는 4인 가구가 가장 많았으나, 지금은 1~2인 가구가 많고, 2030년이면 1인 가구가 대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에스에이치는 1~2인 가구 주택 건설에서 세계 최고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기’는 특화평면이라는 설계도다. 서울 거주 청년과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특화된 설계도는 나만의 한 평(3.3㎡)을 제공해 에스에이치의 기존 표준평면보다 면적을 확대하거나, 주방을 줄이고 수납공간을 늘이는 등 1~2인 가구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 그는 “지난 1월 선보인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청신호’에 이 특화평면을 적용했다”며 “청신호를 선호도 높은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세번째로 김 사장이 제시한 ‘공간복지’ 개념은 강남북 격차 해소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평가된다. 공간복지는 쉽게 말해 주택을 중심으로 10분 정도 거리에 보건소·도서관·복지관·공원 등 삶의 질과 관련한 사회 서비스 시설들이 얼마나 있는지로 평가된다. 그는 “서울에서도 강남구와 강북구는 종합병원 병상수에서 100배, 기업의 숫자는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에스에이치는 이런 차이를 좁히기 위해 아파트뿐 아니라 강북에 다세대 다가구를 공급할 때 공간복지에 필요한 시설들을 꼭 넣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런 새로운 주택 개념을 빠르게 구현하기 위해 지난해 3월 택지사업본부를 폐지하고, 공간복지와 스마트시티를 실현할 도시공간사업본부와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한 미래전략실을 신설하는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에스에이치는 민선 7기 동안의 공적임대주택 24만호 공급 외에, 지난해 말 8만호 추가공급도 그린벨트 훼손 없이 추진할 수 있었다. 김 사장은 “이런 노력들은 또한 에스에이치를 단순히 임대주택을 짓는 회사가 아니라 서울의 도시경쟁력과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도시재생기업이자 공공디벨로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 18일 오후 강남 사옥에서 본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대규모 택지개발에서 도심재생으로
“미세먼지 저감 등 삶의 질 높은 집”
1인가구 특화설계·공간복지 등 도입 고대 건축학과 교수시절 관리처장
‘안암캠퍼스타운’ 등으로 추진력 인정 김 사장은 학문과 현장, 두 영역에서 두루 역량을 갖춘 건축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거쳐 미국 컬럼비아대 석사, 고려대 대학원 박사를 받은 그는 2006년 모교 건축학과 부교수로 부임했다. 2012~15년과 2017년 두 차례 관리처장을 맡아 미래공학관, 생명과학대 등 20여동의 건물을 짓고, 안암캠퍼스타운 프로젝트도 총지휘했다. “고대의 모습을 바꿨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강한 추진력을 인정받았다. 더불어 서울시 마스터 플래너(2006~10년)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2013~15년) 등도 지냈다. 김 사장은 서울의 미래를 바꾸어갈 새 집의 기본요소로 ‘스마트·1~2인 가구·공간복지’ 3가지 개념을 제시했다. 우선 ‘스마트’는 21세기 에스에이치 주택의 방향성을 가리킨다. 김 사장은 “20세기 도시 건축은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하는 방식”이었다고 평가한다. 에스에이치 역시 지난 30년간 “대규모 나대지를 개발해 아파트를 대량 생산하는 방식”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 고덕강일지구 말고는 서울 안에 남아 있는 대규모 나대지는 없다. 그는 “역으로 서울 도심으로 들어가 노후화된 동네를 스마트하게 재생하고, 스마트 시티 건설 중심의 새로운 사업구조를 만들 때”라고 했다. 김 사장은 “대표적인 사례로 아파트 외벽에 광촉매를 발라서 미세먼지 흡착률을 높이는 스마트 기법을 시범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데이터가 양호하게 나오고 있어 곧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잘 만든 1~2인 가구 주택’도 미래형 모델이다. 김 사장은 서울시의 가구 구성에 대해 “2000년대 초반까지는 4인 가구가 가장 많았으나, 지금은 1~2인 가구가 많고, 2030년이면 1인 가구가 대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에스에이치는 1~2인 가구 주택 건설에서 세계 최고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기’는 특화평면이라는 설계도다. 서울 거주 청년과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특화된 설계도는 나만의 한 평(3.3㎡)을 제공해 에스에이치의 기존 표준평면보다 면적을 확대하거나, 주방을 줄이고 수납공간을 늘이는 등 1~2인 가구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 그는 “지난 1월 선보인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청신호’에 이 특화평면을 적용했다”며 “청신호를 선호도 높은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세번째로 김 사장이 제시한 ‘공간복지’ 개념은 강남북 격차 해소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평가된다. 공간복지는 쉽게 말해 주택을 중심으로 10분 정도 거리에 보건소·도서관·복지관·공원 등 삶의 질과 관련한 사회 서비스 시설들이 얼마나 있는지로 평가된다. 그는 “서울에서도 강남구와 강북구는 종합병원 병상수에서 100배, 기업의 숫자는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에스에이치는 이런 차이를 좁히기 위해 아파트뿐 아니라 강북에 다세대 다가구를 공급할 때 공간복지에 필요한 시설들을 꼭 넣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런 새로운 주택 개념을 빠르게 구현하기 위해 지난해 3월 택지사업본부를 폐지하고, 공간복지와 스마트시티를 실현할 도시공간사업본부와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한 미래전략실을 신설하는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에스에이치는 민선 7기 동안의 공적임대주택 24만호 공급 외에, 지난해 말 8만호 추가공급도 그린벨트 훼손 없이 추진할 수 있었다. 김 사장은 “이런 노력들은 또한 에스에이치를 단순히 임대주택을 짓는 회사가 아니라 서울의 도시경쟁력과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도시재생기업이자 공공디벨로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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