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방콕발 인천행’ 대한항공 비행기에 이상이 발생해,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승객 정아무개씨 제공
태국 방콕을 출발해 인천으로 오는 대한항공 비행기가 엔진 결함으로 16시간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승객들은 6시간 동안 비행기에 갇혀 있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1일 대한항공과 승객들 얘기를 종합하면, 승객 387명과 승무원 25명을 태운 대한항공 비행기(KE652)가 28일 밤 11시(현지시간) 태국 방콕 공항에서 이륙을 위해 항공기를 이동하던 중 엔진 결함이 발견돼 출발이 지연됐다. 대한항공 쪽은 “항공기를 이동하던 중 3번 엔진 시동 계통에 이상 메시지가 감지돼, 램프로 리턴했다. 해당 부품을 교환한 뒤 다시 엔진을 가동하던 중 3번 발전기 결함이 발생해 새 항공기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승객 정아무개씨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대한항공은 자세한 안내없이 기체 고장을 수리하면 곧 출발한다고 1시간 정도씩 잇따라 연장했다. 꼬박 6시간을 에어컨도 안 나오는 항공기 안에서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승객이 폐쇄공포증과 갑갑증을 호소하며 내려달라고 요청하고 기장을 만나게 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대한항공 쪽은 규정상 기장이 승객을 직접 만날 수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방콕발 인천행’ 대한항공 비행기에 이상이 발생해 내린 승객들이 공항 라운지 의자에 눕거나 앉아 있다. 승객 정아무개씨 제공
기장이 이륙을 포기한 뒤 승객들은 버스로 공항터미널로 이동해 재입장했다. 정씨는 “비행기에서 내린 뒤가 더 문제였다”며 “처음엔 수리해서 간다고 하다가 계속 지체됐고, 승객들 불만이 고조되니 타이항공으로 최대한 자리를 마련해 주겠다고 해 공항에서 한참 줄을 섰는데, 애초부터 여덟 좌석밖에 준비된 게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승객들은 비행기 안에서 6시간, 공항에서 10시간을 대기해야 했다. 대한항공은 승객들에게 이륙 지연 사실을 안내하고 음료와 식사 서비스 등을 제공했으나, 현지 호텔은 확보하지 못해 공항 라운지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해당 비행기는 1일 오후 3시30분(현지시각) 태국을 출발해, 이날 밤 22시55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총 지연 시간은 16시간15분이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