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석달 연속 수출이 감소하면서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 전선에 경고등이 들어온 가운데, ‘2년 연속 수출 6천억달러 달성’을 위해 정부가 무역금융을 15조원 더 확충하고 외국 수입업자한테도 2조원가량의 특별보증을 지원하기로 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한 ‘수출활력제고 대책’을 보면, 정부는 올해 무역금융을 작년보다 15조3천억원 늘린 총 235조원 공급하기로 했다. 수출기업의 자금흐름을 돕기 위해 수출제품 선적 이후에 수출채권과 협력업체의 매출채권을 시중은행을 통해 조기에 현금화할 수 있도록 총 7조4천억원을 지원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직접수출의 경우 무역보험공사(무보)가 4월에 1조원 규모의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를 보증하는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수출입은행(수은)도 수출 매출채권을 직접 매입·인수하는 자금을 4조9천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수출용 원·부자재를 납품하는 협력업체의 간접수출에도 무보가 ‘매출채권 조기 현금화 특별보증’을 신설(3월 3천억원)하고, 수은은 매출채권 기반 대출지원금을 1조2천억원으로 늘린다.
수출계약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플랜트·선박뿐 아니라 바이오·헬스, 2차전지 등 신산업 관련 설비 수출에 대해 무보가 현지금융조달을 보증해주는 ‘신수출성장동력 특별지원’(1천억원)을 신설했다. 또 수출계약 이후 물품 생산에 필요한 자금을 기술신용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수은 등 정책금융기관이 대출·보증하는 규모를 작년보다 1조6천억원 늘린 26조3천억원으로 확대 공급한다.
우리 수출업자뿐 아니라 계약 상대방인 외국 수입업자에 대한 무역금융도 확대한다. 현지 금융환경이 취약한 신흥시장 수입자의 구매력 보강을 위해 해외수입자 전대금융을 1조6천억원으로 확대했다. 수은이 현지 은행에 금융 한도를 제공하면 그 은행이 우리 수출상품 수입자에게 대출하는 방식이다. 국내은행 해외지점이 우리 수출 물품을 수입하는 현지 수입자에게 구매자금을 대출할 때 무보가 특별보증(2분기 1천억원)도 지원한다.
수출 마케팅 지원도 확대하고 규모를 대형화하기로 했다. 수출 마케팅에 작년보다 182억원 증가한 총 3528억원을 지원하고 상반기에 60% 이상 집행한다. 이를 통해 수출 마케팅 지원을 받게 되는 중견·중소 수출기업은 작년보다 1900여개 늘어난 4만2273개(전체 수출 중소·중견기업 9만4천개의 45%)에 이를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수출계약 수주를 위한 해외전시회 지원의 경우 하노버·두바이·홍콩 등 파급력이 큰 10개 핵심 전시회에 ‘통합 한국관’을 구성해 50개 이상 수출기업이 참여하는 규모로 대형화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보험·보증·대출 등 수출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지원에 대해 고의·중과실이 없으면 담당자에게 실패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출활력 대책의 목표로 ‘2년 연속 수출 6천억달러 달성, 수출구조 혁신으로 지속가능한 수출성장동력 확충’을 내걸었다. 산업부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수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지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경기적 요인과 대외적 요인이 복합된 수출부진이 성장세 둔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6049억달러로, 세계에서 7번째로 6천억달러를 돌파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