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 세계 주요 기업 평판 순위에서 전년 26위에서 올해 52위로 하락했다. 구글은 3위에서 14위로 내려갔고, 페이스북은 100위 안에 들지 못했다.
10일 국제 기업평가 업체인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Reputation Institute)가 발표한 ‘2019년 글로벌 평판 100대 기업’ 명단을 보면, 롤렉스와 레고, 디즈니, 아디다스, 마이크로소프트가 1~5위에 올랐다. 소니와 캐논, 미쉐린, 넷플릭스, 보쉬가 6~10위를 차지했다.
100대 기업에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두 회사가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52위로 전년 26위에 견줘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삼성전자보다 순위가 더 크게 떨어진 기업은 네슬레(71위)와 아마존(56위)으로 각각 38계단, 33계단 내려갔다. 엘지전자는 전년 41위에서 48위로 7계단 하락했다.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는 삼성전자의 순위 하락 이유를 따로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으로 이사회를 책임지는 이상훈 의장 등 주요 임원 10여명이 기소된 사건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7년에도 전년도 17위에서 70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피의자가 됐고,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태가 발생하는 등 악재가 많았다.
삼성전자 외에 구글과 페이스북 등 아이티(IT) 공룡 기업들의 순위도 하락했다. 구글은 전년 3위에서 14위로 떨어졌고, 페이스북은 전년에 이어 올해에도 100위 안에 들지 못했다.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는 구글의 순위 하락에 대해 “‘악마가 되지 말라’고 약속한 구글이 심판받고 있다”며 성희롱, 성차별에 대한 구글 노동자들의 동맹 파업과 구글 플러스 사용자 5250만명의 개인 정보 유출 사건 등을 예로 들었다.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는 페이스북에 대해서도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선거 간섭, 가짜 뉴스 등에 대해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의회에서 증언해야 했다”며 페이스북의 리더십 위기에 대해 언급했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 50개국 기업 7600여곳에 대해 15개국 소비자 23만여명에게 기업의 제품·서비스, 혁신, 근무환경, 거버넌스, 사회적 책임, 리더십, 실적 등을 평가하게 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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