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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주총 이사선임 ‘난맥’…현재·과거·미래권력 ‘동시 줄대기’

등록 2019-03-20 15:33수정 2019-03-20 15:55

금호산업, 이근식·최영준·이상열 사외이사 상정
일감몰아주기 조사 중 박상구 회장도 재임 추진
아시아나항공은 곽상언·박해춘 사외이사로 올려
웅진·하이마트, 불법행위 한 윤세봄·이채필 상정
채이배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불구 구태 여전”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주총 시즌을 맞아 일부 대기업이 현재 및 과거 권력, 미래 권력 후보자와 가까운 인사들을 동시에 사외이사로 추천해 ‘권력 줄대기’ 논란과 함께 경영진에 대한 감시·견제라는 본연의 역할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일부 대기업은 불법행위를 저질러 이미 유죄선고를 받았거나, 재판이나 조사가 진행 중인 인사들을 추천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29일 주총을 앞두고 이근식 전 행자부 장관(노무현 정부), 최영준 서울시 산하 50플러스재단 이사장, 이상열 전 문재인 대선캠프 국가정책자문단 부단장을 동시에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금호산업 이사회에는 이미 김희철 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이명박 정부)이 사외이사로 있다.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면 현재 권력, 구 여권과 야권 권력, 미래 권력 후보자와 가까운 인사들이 동일 기업의 이사회에서 함께 활동하는 초유의 ‘동거체제’가 이뤄진다.

금호산업은 또 박삼구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과 금호홀딩스 간 거래와 관련해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가 진행 중이고, 2009년 대우건설 이사로 재직시 4대강 사업 등에서 입찰담합을 해 회사에 손실을 입힌 것과 관련해 소액주주들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해 재판을 받고 있다.

또 같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인 아시아나항공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사인 박해춘 전 국민연금 이사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이사회에는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어서, 역시 현재 권력, 구 여권 및 야권 권력과 가까운 인사들이 동거하게 된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소장 김우찬)의 이총희 회계사는 “권력과 가까운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경영진 감시·견제라는 본연의 역할과 거리가 있다”면서 “특히 법위반 혐의로 조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박삼구 회장은 부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이에 대해 “투명경영의 기치를 더 높이기 위해 각계 각층의 명망있는 분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고 해명했다.

웅진은 최대주주의 동생인 윤세봄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윤 전무는 웅진싱크빅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롯데하이마트가 사외이사로 추천한 이채필 전 노동장관(이명박 정부)은 재직 시절 어용노총 설립을 지원했고, 그 과정에서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불법사용한 혐의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함께 기소됐다. 코오롱글로벌은 민주당 소속으로 16~18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재형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초 유인태 전 민주당 의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논란이 됐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 이후 처음 열리는 정기주총이어서 이사 선임에서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으나 구태가 여전하다”면서 “부적절한 인사의 이사 선임 안건은 철회되거나 부결되어야 하고, 국민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은 대주주와 경영진의 독단경영을 막기 위해 주주권을 적극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 의원은 오는 27일 대한항공 주총에도 참석해 불법행위를 저지른 조양호 회장의 이사 재선임을 막기 위해 주주들의 표를 모으고 있는 참여연대, 민변을 지지할 계획이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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