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 마련을 위한 수조원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공식화했다. 추경 편성에 경기 대응 목적도 포함하기로 해 그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미세먼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검토한 결과 기존 예산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추경을 검토 중”이라며 “규모는 아직 말하기 어렵지만 조 단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경 편성도 검토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이 나온 지 20일 만에 이를 공식화한 셈이다. 홍 부총리는 미세먼지가 국가재정법상 추경 편성 사유에 해당하느냐는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의에 “미세먼지는 사회재난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경기 저하에 대응하기 위한 추경 편성도 고려하고 있느냐”는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한테는 “(미세먼지 추경과) 함께 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추경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윤곽을 밝힌 것과 함께 국가재정법의 추경 요건까지 검토를 마쳤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부는 4월께 추경안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4월 안에 추경안을 제출하라”는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청에 “가능하면 검토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상반기 안에 올해 예산의 60% 이상을 집행하는 재정 조기 집행 일정을 감안하면, 5~6월 안에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집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추경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10조원 안팎에 이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10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기재부에 요구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성장 경로를 유지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0.5%에 해당하는 9조원 남짓의 추경 편성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규모를 미리 정해놓고 사업을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추경 편성에 활용할 수 있는 세계잉여금과 한국은행 잉여금 등의 규모가 현재 수천억원대에 그쳐 재원 마련 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이날 기재위에서는 경기 대응을 위한 추경 편성이 국가재정법의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추경호 의원 등 야당 기재위 위원들은 “경제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인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갑자기 경기 대응 추경을 하겠다는 것은 국가재정법의 요건과 맞지 않는다”며 “(국가재정법상 요건인)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한 경우인데 지금 상황이 여기에 해당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으며, 고용 여건도 심각하다”고 답했다.
노현웅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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