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수출 컨테이너 화물이 선박에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수 위축 등으로 경기가 ‘부진’해진다고 진단했다. 최근 몇 달간 ‘둔화’로 평가해오다 우려의 수위를 높인 것이다.
케이디아이는 7일 발표한 ‘케이디아이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진다”며 “내수 부진에, 수출도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생산에서도 광공업생산 부진이 심해지고 서비스업 생산 증가세도 둔화한다”고 밝혔다. 케이디아이는 지난해 11월부터 경기 총평을 ‘둔화’라고 판단해오다, 이달 경기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의미로 ‘부진’이라고 표현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은 지난 2월 전년동월대비 2% 감소했고, 설 명절 이동 효과를 배제한 1~2월 평균도 1.1%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치(4.3%)와 지난해 4분기 평균치(3%)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케이디아이는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2월 생산도 부진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보다 2.7% 하락했고 건설업도 10.6% 감소했다. 주요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는 각각 5%와 2.6% 증가했지만, 지난달 증가 폭(8.4%, 8.1%)에는 못 미쳤다. 2월 제조업 재고율도 반도체(114%)와 기계장비(107.3%)를 중심으로, 지난달에 이어 비교적 높은 114.5%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은 증가 추세였던 도소매업과 교육서비스업이 각각 3.8%, 1.6% 감소한 탓에 한 해 전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1월엔 2.3% 증가했다.
케이디아이는 설비투자 부진도 지적했다. 2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부진해 26.9% 감소했다. 1월(-17%)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3월 자본재수입액은 24.3% 하락했다. 전월(-35.9%)보다는 감소 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어서 향후 설비투자 개선 흐름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케이디아이는 분석했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부분 품목에서 감소했다. 3월 수출금액은 8.2% 줄어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2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월보다 0.4포인트 하락해 98.7을 기록했다. 11개월째 내림세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3%포인트 떨어져 98.3로 나타났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9개월째 동반 하락세다.
케이디아이는 2월 취업자 수 26만3천명 증가와 관련해 “정부 일자리 사업 등 영향이 일부 반영되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 증가세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으나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외 불안 요인이 부각되며 국고채 금리와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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