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에 최고 또는 최상의 이름을 붙이는 일은 쉽지 않다. 특정 항목만이 아니라 나라 전반에 순위를 매기려면 다양한 측면을 평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사주간지에서 디지털 매체로 전환한 미국 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글로벌 마케팅커뮤니케이션 기업 BAV그룹은 75개 항목을 평가해 ‘최상의 나라’(Best Countries) 순위를 매겼다.
스위스가 2019년 최상의 나라로 선정됐다. 2016년부터 해마다 벌여온 이 공동조사에서 스위스는 최근 3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와 같은 22위에 머물렀다. 조사는 세계 36개국 2만여 명 지식인이나 기업 관계자에게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9개 분야별로 기업가정신 17.87%, 역사유산 1.13%와 같이 가중치를 두고 75개 세부 항목마다 점수를 매겨 합쳤다.
스위스는 평가 대상 80개국 가운데 ‘기업친화’(2위), ‘시민의식’(3위), ‘기업가정신’(4위), ‘삶의 질’(5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중립적이고 안정적이며 살기 좋다는 전통적 강점에 혁신 경제의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교육과 고용에서도 경쟁력을 높였다. 2위는 일본이 차지했다. 일본은 지난해 5위에서 세 계단이나 껑충 뛰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일본 경제 활기와 맞물려 예상외로 기업가정신 분야에서 최고점을 얻었다. 캐나다와 독일, 영국이 한 계단씩 밀려 3~5위에 올랐다.
한국은 기업가정신(8위)과 국력(10)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평가를 받아 22위를 지켰다. 네 계단 뛰어 16위에 오른 중국에 견줘 기업친화이나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은 국력(1위)과 기업가정신(3위)에 힘입어 8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신뢰도 항목에서 미국은 3년 연속 하향세를 보였다. 스웨덴과 노르웨이가 시민의식과 삶의 질 항목에서 5위권에 드는 등 북유럽 ‘노르딕 모델’ 국가들이 역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