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월13일(현지시각) 국제통화기금 본부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의 면담에서 미국의 자동차 관세부과에서 한국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디시(DC)를 방문하고 있는 홍 부총리는 지난 13일(현지시각) 므누신 재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통상, 이란 제재, 북한 이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취임 직후 므누친 장관과 전화 통화를 한 뒤 첫 면담이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지난 2월17일 미 상무부가 백악관에 제출한 자동차 안보 영향 조사 보고서와 관련해 한국 자동차가 관세부과 대상에서 최종적으로 제외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므누신 장관은 “홍 부총리의 요청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이 사안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한미 무역 관계에 미치는 중요성 등을 고려해 잘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한국이 외환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고 대미 무역흑자가 감소한 점 등이 미 외환보고서에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4월 안에 외환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므누신 장관은 “한국 정부의 노력을 환영하며 향후에도 관련 사안을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둘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정책 공조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홍 부총리는 12~13일(현지시각) 스탠다드 앤 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담당 임원과 잇따라 면담을 갖고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도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한국 경제는 최근 투자, 수출, 고용이 부진하고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 흐름이 견고하고, 경제 주체 심리도 개선되고 있다”며 “민간 활력 제고에 정부 경제 정책의 중점을 두는 한편, 공공 부문 투자 확대 등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1년여간 남북미 대화가 꾸준히 지속돼 한반도 평화정착의 중요한 모멘텀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하면서, 지정학적 긴장 완화가 신용등급에도 충분히 반영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신평사들은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펀더멘탈이 양호하다는데 동의하면서 한국 경제의 주요 현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답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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