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5분기 만의 최저 성장”
수출·투자 등 지표 최근까지 저조
전 분기 1% 성장 기저효과도 작용
0.4% 이하 가능성…‘역성장’ 관측도
제조업체들 “2분기 업황은 반전” 기대
BSI 시황·매출 전망 두 자릿수 증가
내수·수출·설비투자 등도 동반 상승
추경·반도체 회복 속도도 긍정 변수
수출·투자 등 지표 최근까지 저조
전 분기 1% 성장 기저효과도 작용
0.4% 이하 가능성…‘역성장’ 관측도
제조업체들 “2분기 업황은 반전” 기대
BSI 시황·매출 전망 두 자릿수 증가
내수·수출·설비투자 등도 동반 상승
추경·반도체 회복 속도도 긍정 변수
지난 1분기 우리 경제 실질성장률이 0%대 초중반에 머물며 5분기만에 최저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마이너스 성장 관측까지 제기된다. 반면 이번 2분기 업황은 ‘큰 폭 개선’을 제조업체들은 전망하고 있다.
14일 경제분석가들에 따르면, 최근까지 발표된 산업활동·수출·투자 등 각종 통계에 비춰볼 때 1분기 성장률이 매우 낮았던 것으로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직전분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을 0.3∼0.4% 정도로 예상했다. 0%대 초중반이면 2017년 4분기(-0.2%) 이후 5분기만에 최저를 기록하게 된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1분기 성장률은 0.4% 정도 나올 것 같다“며 “수출은 금액뿐 아니라 물량 기준으로도 떨어지는 상태라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한다. 투자는 건설·설비 모두 부진해 직전분기 대비 5%가량 감소할 듯하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25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한다.
전체 수출(한국은행 국제수지 기준)을 물량 기준으로 보면 1월에 전달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쳤고 2월은 13.9% 감소했다. 관세청의 통관 기준 수출물량도 3월에 전년동기대비 0.9% 감소했다. 디(D)램, 낸드플래시, 시스템 메모리 등 반도체 제품이 포함된 집적회로 수출물량(국제수지 기준)은 1월 7.2% 감소, 2월 2.0% 감소로 마이너스 행진했다.
지난 1분기에 ‘역성장’했을 가능성마저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직전분기 대비 1.0%로 3분기 만에 가장 높았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작용할 것”이라며 “1분기엔 직전분기에 견준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소비 부진 지속에다가 수출이 4개월 연속 감소로 돌아선 데다 소비와 함께 내수 부문의 다른 축을 담당하는 투자조차 작년 4분기에 반짝 증가세를 보였던 터라 1분기에는 그 기저효과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집계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2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9% 감소하며 2013년 3월(-2.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설비투자도 1월에 1.9% 증가했으나 2월엔 10.4% 감소했다. 2013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했다. 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인 건설기성도 1월 3.3% 증가에서 2월 4.6% 감소로 뒷걸음질 쳤다. 그나마 정부 재정지출 효과가 1분기 성장 후퇴를 어느 정도 방어했을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재정을 조기 집행하는 경향이 있어 정부지출 효과가 크다. 2월 말 기준으로 올해 중앙재정 집행률은 20.7%로 지난 5년 치 1∼2월 실적 가운데 가장 높다.
1분기 경기가 크게 둔화했지만 2분기부터 점차 개선돼 경기 흐름이 ‘상저하고’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퍼지고 있다. 하반기 국내 경기 흐름을 좌우할 변수는 7조원 안팎으로 알려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집행 효과와 반도체 경기의 회복 속도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아시아 반도체 선행지수 반등 등을 고려할 때 2∼3개월 이후 반도체 산업이 상승 사이클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했다. 디램 수출 물가가 1월에 저점을 찍고 2∼3월 하락 폭을 줄여나가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제조업체들은 2분기 업황이 1분기에 견줘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결과’를 보면 2분기 ‘시황 전망’지수(98)와 ‘매출 전망’지수(102) 모두 전 분기(시황 83, 매출 85) 대비 두 자릿수 상승했다. 4분기 만의 상승 전환이다. 내수 전망치가 84에서 100으로 대폭 상승했고, 수출도 4분기 만에 93에서 101로 높아졌다. 설비투자(101)와 고용(100)도 동반 상승했다. 경기실사지수(0~200)는 100보다 높으면 전 분기 대비 증가(개선)를, 반대이면 감소(악화)를 뜻한다. 이번 조사는 3월11일~27일에 걸쳐 국내 1048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