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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1분기 ‘마이너스 성장’…다음 ‘고용쇼크’로? 기대할 건 ‘정부역할’뿐

등록 2019-04-25 09:19수정 2019-04-25 18:19

한국은행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발표
2008년 4분기 -3.3% 이래 최저 성장률
2017년 4분기 -0.2% 이후 또 마이너스 성장

2%대 잠재성장률 경제, 분기 마이너스 ”쇼크 아냐‘
수출부진·제조업 생산 둔화가 주요 요인
한은 “과도하게 비관할 상황은 아냐”
한은 “올해 연간 성장 2.5% 달성 가능할 것”

정부재정 성장기여 ‘기저효과’ 고려해야
추경 및 향후 재정집행 고려하면 ‘성장경로 유지’
지난 1분기 우리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3.3%) 이래 최저 성장률이다. 또 2017년 4분기(-0.2%) 이후 5분기만에 마이너스 성장이다. 제조업·수출 급감이 이번 ‘성장률 쇼크’의 진원지다. ‘반도체 효과’가 걷히면서 경제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났고, 성장 지탱을 위한 재정 등 정부부문의 적극적 역할에 대한 요청이 커지고 있다. 부가가치 총생산이 감소로 돌아서 경기 후행지표인 ‘고용 쇼크’로 번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를 보면, 지난 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3% 감소했다. 수출(-2.6%), 설비투자(-10.8%), 건설투자(-0.1%)가 지난 4분기에 견줘 크게 뒷걸음질쳤다. 민간소비(+0.1%)는 소폭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1998년 1분기(-24.8%) 이래 21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수출 급감에다가 제조업의 부가가치 생산 감소(-2.4%)가 성장을 마이너스로 끌어내렸다. 생산활동별로 1분기 전체 성장에 기여한 정도를 보면, 제조업 -0.7%포인트, 서비스업 0.5%포인트다. 전년동기(1분기) 대비로는 1분기에 1.8% 성장했으나 이 지표 역시 2009년 3분기(0.9%) 이후 38분기 만에 최저치다.

한은은 분기 성장률 마이너스가 놀랄말한 쇼크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등의 과거 경험을 보 경제발전단계가 성숙해 잠재성장률이 2%대에 이르면 어떤 분기에 직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일이 가끔씩 발생한다”며 “우리가 과거 5%대 성장할 때는 이런 일이 거의 없었으나, 잠재성장률이 2%대(2.7~2.8% 추정)로 낮아지면서 마이너스를 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경기침체(리세션)’를 2분기 또는 3분기 연속 마이너스라고 정의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얘기다.

수출이 4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1분기가 예상보다 더 나쁠 것이라는 비관론이 이미 퍼지긴 했다. 하지만 ‘마이너스 쇼크’로 집계되면서 정부와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 ‘낙관 편향’에 대한 경계가 빠르게 확산되고,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경제가 중단기 역풍을 맞고 있다”고 한 진단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이 한국의 올해 성장률 2.6%를 유지하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났던 안도감은 이날 속보치 발표 직후 순식간에 퇴조했다. 직전분기 대비 ‘-0.3%’ 못지 않게 전년동기대비 1.8% 성장에 그친 점도 사뭇 위기감을 더한다. 2017년부터 2년간 전년동기에 견준 분기성장률은 2.0%~3.8%(4차례 2.8%)였다. 특히 경제의 등뼈인 제조업의 성장기여도가 대폭 떨어졌다. 성장(1.8%)기여도에서 제조업 생산은 전년동기대비 0.4%포인트로, 분기별로 2017년 이후(0.7~1.7%포인트) 가장 낮아졌다. 성장을 이끄는 제조업 활력이 크게 떨어진 셈이다.

수출·반도체가 우리 경제에서 갖는 양면성을 이번 1분기 성장지표가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제의 강점이자 주요 성장 버팀목인 수출, 특히 반도체 품목 하나에 절대 의존하며 지탱해온 구조적 취약성이 급기야 마이너스로 현실화됐다는 것이다. 반도체 수출은 1~3월에 전년동기대비 21.3%나 감소했다. 이미 국제통화기금은 2017년 여름께 세계경제가 순환사이클에서 정점을 찍고 하강국면에 들어서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독일·일본경제 등은 작년 3분기부터 성장이 크게 둔화한 반면 우리는 반도체 호황사이클에 기대 버텨왔지만 작년 연말부터 반도체 효과가 걷히면서 역성장까지 왔다는 분석이다. 특히 생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경기 후행지표인 고용에서 충격이 뒤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또 올해 초반 경기 둔화에 대한 막연한 비관이 실물생산활동 지표에서 ‘팩트’로 확인되면서, 그동안 1분기 지디피 속보치를 주시해온 기업·가계의 실망감이 퍼져 민간소비도 덩달아 부진에 빠져들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정부와 한은은 반도체 수출과 세계경제가 올 하반기부터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세계시장의 수입수요에 대한 우리 수출의 탄력성이 계속 줄어들고 있어 전세계 교역 물동량이 회복된다해도 수출이 성장을 견인하는 힘은 계속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귀원은 “2014~2017년에 통계작성 이후 최초로 실질(물량기준)수출증가율이 4년 연속 경제성장률을 밑돌았다”며 “금융위기 이후 세계교역이 국제 생산분업체제 변화 및 중국경제 구조변동 등 구조적 변화로 둔화하고 있어 우리 수출 부진이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세계 수입수요가 1% 증가할 때 금융위기 이전에는 한국 수출이 장기적으로 1.8% 안팎 증가했으나 그 후에는 1.4% 수준으로 25%가량 축소됐다. 근래의 수출 감소는 단순한 경기적 요인을 넘어 구조적 둔화 양상에 들어서 있다는 얘기다. 제조업과 수출에서의 이런 구조적 변동, 나아가 인구구조 변동 등까지 반영해 한은이 조만간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박양수 국장은 이날 “과도하게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2분기에 6.4조원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에 힘입어 전분기대비 1.5% 정도 성장하면 한은의 상반기 성장전망치(2.3%) 달성이 가능하고, 3·4분기에도 0.8~0.9% 정도 성장을 유지하면 연간 2.5%(한은 전망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분기 쇼크에도 불구하고 이미 내놓은 올해 성장경로 전망에 갑자기 ‘이상’이 발생했다고 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제조업을 위시한 민간 내수(소비 및 투자) 부진에 수출까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제 성장엔진 역할은 남은 경제주체인 ‘정부부문’의 지출(소비·투자)에 기댈수 밖에 없게 됐다. 이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듯, 한은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수출과 투자부진 외에도 정부부문 지출이 직전 4분기에 비해 크게 둔화된 점을 꼽았다. 정부부문 지출의 성장기여도가 작년 4분기 1.2%포인트에서 올 1분기에 0.7%포인트로 낮아졌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애초 예상보다 가파르게 경기가 둔화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2분기 이후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경제성장률 방어에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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